40대 총리 후보자도 각종 의혹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김태호 총리 후보자는 24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야당 의원들의 잇단 의혹제기에 명쾌한 답을 내놓지 못한 채 진땀을 흘렸다. "실무착오"라는 답변만 되풀이하는 동안 의혹은 더 부풀려졌다.

◆재산신고 문제점 드러나

야당 의원들은 김 후보자의 재산이 신고된 것보다 많거나 출처가 불분명한 소득이 있다는 점에 초점을 맞췄다. 이용섭 민주당 의원은 2006년 말 기준으로 3800만원에 불과했던 김 후보자의 재산이 3년7개월 만에 3억7349만원으로 10배가량 늘어난 것에 의문을 제기했다. 김 후보자는 "실무착오"라고 답했다.

조문환 한나라당 의원은 그러나 "김 후보자가 공직생활을 하면서 16번의 재산신고를 했는데 10번의 누락 · 착오가 있었다"며 "그런 태도는 국민 정서에 반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후보자는 부인이 명품가방을 들고 있는 사진을 이 의원이 제시하자 "제 집사람 사진과 명품가방은 맞다. 루이비통 가방"이라면서 "결혼기념일 때 제가 선물한 것"이라고 말했다.

◆박연차 게이트 연루설

김 후보자는 '박연차 게이트' 연루 의혹에 대해 "정말 터무니없는 얘기"라고 부인했다. 권성동 한나라당 의원이 "2007년 4월 미국 방문시 뉴욕 맨해튼의 한인식당 종업원으로부터 수만달러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게 의혹의 핵심인데,돈을 받은 사실이 없는가"라는 질문에 김 후보자는 "이 의혹 때문에 2009년 대검 중수부의 수사를 받았다"면서 "소문만 무성했지 실체가 없었다. 무혐의 내사 종결된 사건으로 안다. (검찰로부터 이를) 통보받았다"고 했다. 그러나 정옥임 한나라당 의원이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의 관계에 대해 묻자 "지역 경제인으로 잘 안다"고 답변했다.

◆경남지사 재직시 뇌물 수수 의혹

김 후보자는 당선이 유력시되던 2004년 경남지사 보궐선거 당시 경남도청 과장 출신의 강모씨가 김 후보자의 부인에게 거액의 금품을 제공하고 경남개발공사 사장 자리에 임명됐다는 이용섭 민주당 의원의 의혹제기에 대해선 공세적인 태도를 취했다. 그는 "그런 보도에 아내가 눈이 부을 정도로 펑펑 울었다. 어떤 형태로든지 집사람에게 사과의 표현을 꼭 전해주시리라 기대한다"고 말했고,야당 의원들의 빗발치는 비난에 곧바로 사과했다.

보궐선거 당시 거창 소재 H종합건설 대표인 최모씨로부터 4억원을 빌린 것을 놓고 '스폰서' 의혹도 제기됐다. 김 후보자는 "그런 사실이 있으면 당장 사퇴하겠다"며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지위 남용

조순형 자유선진당 의원은 김 후보자가 2006년 경남지사 재선을 준비할 당시 선거자금 10억원을 지위를 남용해 경남은행에서 빌렸다고 주장했다. 그는 "은행법 38조는 '정치자금의 대출'을 금지하고 있지만 김 후보자는 당시 지사직을 이용해 대출받았다"고 지적하자 김 후보자는 "확인해 보겠다"고 말했다. 경남도 직원을 사택 가사도우미로 사용했다는 논란과 관련해선 "잘못된 것 같다"고 인정했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