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형 아반떼 도심 주행 해보니···"소형차 연비 버금가네"
50km/h 주행으로 연비 최대 15.9km/ℓ 나와

30대 직장인 A씨는 요즘 고민에 빠졌다. 신형 아반떼가 출시되고 난 후로는 자신이 타고 다니는 2004년식 뉴아반떼XD가 성에 차지 않기 때문이다.

온라온 동호회 엑스디안(아반떼XD)의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A씨는 "당장 신형 아반떼로 바꾸고 싶은 마음은 굴뚝 같지만 아직은 교체 시기가 아닌 것 같다"고 했다. A씨의 차는 상태로만 보아 주행거리나 외관상으로나 아직은 3년가량은 넉넉히 탈 수 있다는 것.

그럼에도 A씨는 신형 아반떼가 자꾸만 탐나다고 했다. 그는 "신형 아반떼와 비교해 보니 아반떼XD의 디자인이 투박하게 보인다"고 말했다. "요즘 국산 신차들은 수입차 못지 않게 디자인이 잘 나온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매력 포인트···디자인·성능·연비 3마리 토끼 ↑

신형 아반떼 도심 주행 해보니···"소형차 연비 버금가네"
요즘 신형 아반떼에 대한 일반인들의 관심이 뜨겁다. 쏘나타를 사기엔 다소 부담스럽다는 사람들이 아반떼 구매를 희망한다는 이야기도 적잖이 들리고 있다.

현대차는 이달 초 신형 아반떼를 공개하면서 '세상에 없던 중형 컴팩트'라는 마케팅 문구를 전면에 내세웠다. 기존 준중형급 수준을 한 단계 높여 '중형 같은 준중형차'를 표방하고자 했다.

YF쏘나타처럼 '플루이딕 스컬프쳐(유연한 역동성)'를 구현한 차체 디자인은 말할 것도 없고, 실버프레임으로 완성된 실내 인테리어 설계는 현대차의 미래 감각을 보는 듯하다.

또 최고출력은 배기량 1600cc 국산 동급 중 최고 수준인 140마력을 확보했으며 연비(16.5km/ℓ)는 이전 아반떼에 비해 큰 폭으로 개선됐다. 특히 연료 효율성의 경우 변속기 단수를 기존 4단에서 6단으로 높여 1등급 소형차에 버금가는 수준을 확보했다.

준중형급이지만 버튼시동 스마트키, 후방주차 보조장치, LCD 후방카메라 등 편의사양은 중형차 못지 않다. 예전 아반떼 시리즈를 소유해 본 운전자라면 신형 아반떼의 놀라운 상품성에 혀를 내두를 수밖에 없다. 이는 앞서 A씨의 고민에 공감 가는 이유다.

◆약 3시간에 걸친 총 128km 구간 연비 측정

신형 아반떼 도심 주행 해보니···"소형차 연비 버금가네"
신형 아반떼는 직분사 GDi 엔진을 탑재해 동력 성능을 보강했다. 이전보다 12.9% 개선된 출력은 고속 주행에 훨씬 부드럽게 반응하며 코너링은 안정감을 더해준다. 주행 시 실내로 들어오는 소음도 적다.

시승 중간 약 3시간 동안 서울 도심 총 128km 구간 연비 측정을 해봤다. 실제 도로 사정에 따라 연비 격차는 천차만별이 될 수 있으나 가급적 교통 체증이 몰리는 지역은 피했다.

시승은 서울 시내(강북) 외에도 강변북로/내부순환로/간선도로를 코스로 잡았다. 시내/내부순환로/강변북로/동부간선도로(주행A)를 잇는 100.1km 구간을 주행했더니 주행시간은 2시간, 평균 주행속도는 50km/h를 기록했다. 이 구간에서 평균 연비 최대 수치는 15.9km/ℓ까지 올라갔으나 도심 주행 특성상 더 이상 연비를 높이는 데는 다소 무리가 따랐다.

이후 교통 흐름이 원활한 약 28km 시내(주행 B) 구간을 50분 동안 더 주행했더니 평균 속도가 46km/h로 떨어짐과 동시에 연비 또한 14.7km/ℓ로 낮아졌다. 특히 이날 주행 내내 에어컨(23.5도)을 가동한 데다 비가 내려 미끄러운 노면 등은 연비 측정에 일부 변수로 작용했다.

김필수 대림대학 자동차학과 교수는 "실주행 연비를 나타내는 연비보정계수는 공인 연비에 0.7을 곱해서 나오는 숫자"라며 "주행 시 공기 저항이나 외부 환경 등이 연비를 떨어뜨리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연비 테스트를 전문으로 하는 한 자동차 관계자는 "실제 주행 중 연료 효율은 공인 연비보다 10~15% 떨어지는 것이 일반적 현상"이라며 "고속도로에서 평균 시속 70~80km로 정속 주행하지 않는 이상 공인 연비 수준을 뛰어넘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액티브 에코 시스템···친환경 운전 도우미

신형 아반떼 도심 주행 해보니···"소형차 연비 버금가네"
신형 아반떼에는 친환경 운전을 돕는 액티브 에코 시스템이 장착돼 있다. 운전석 좌측 하단에 있는 에코 버튼을 누르면 계기판에는 녹색 에코 모드가 작용하는 것. 이는 운전 중 연비를 효과적으로 높일 수 있는 친환경 도우미 역할을 하는 장치다.

순간 연비 그래프가 탑재된 점 또한 친환경 운전을 도와준다. 순간연비(km/ℓ)는 숫자 0에서 30까지 반원으로 표시돼 있으며 가속 페달을 밟으면 그래프가 낮아지고 페달을 밟지 않은 상태에서 탄력 주행하면 30까지 올라간다. 연비 표시 그래프는 주행 시 연비를 높일 수 있는 일종의 팁이다.

신형 아반떼는 이전 모델 대비 연비 향상이 눈에 띈다. 특히 에코 모드 주행장치는 평상 시에도 연비를 가늠하며 운전하는 습관을 길러줄 것 같다. 겉으로 보기엔 디자인이나 상품성이 먼저 눈에 들어오지만 꼼꼼히 타보면 또 다른 매력은 '연비'라는 느낌이 든다. 연비 좋은 국산차를 원하는 소비자라면 신형 아반떼는 좋은 아이템이다.

한경닷컴 김정훈 기자 lenn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