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수임 급감 '월 1건'…미취업 연수원 수료생 많아
로스쿨이 흔들리고 있다. 2009년 처음으로 시작한 3년 과정 중 절반이 끝난 상태에서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에서 자퇴생이 나오는 '사태'가 발생했다. 지방대에서도 자퇴는 줄을 잇고 있다. 이유는 법률시장의 장기 불황 우려 때문이라는 게 자퇴생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로스쿨 1개가 없어지는 규모의 자퇴
25일 각 대학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25개 로스쿨 자퇴자 수는 104명으로 전체 정원의 약 5%에 해당한다. 총 결원 수로 따지면 25개 로스쿨 중 하나가 없어지는 것과 같은 규모다. 의학전문대학원의 중도 포기율이 2%대인 점을 감안하면 두 배가량인 셈이다. 경북대,부산대,전남대 등 지방 소재 로스쿨의 경우 자퇴자가 학교별로 8~10명에 달했다. 한 지방 로스쿨 관계자는 "서울에 있는 대학의 로스쿨로 가려는 지방 · 소규모 로스쿨 학생이 다수 이탈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서울대(5명),고려대(4명),연세대(5명) 등 상위권 로스쿨도 진로 등의 이유로 자퇴자가 발생했다. 서울대 로스쿨 관계자는 "아직까지도 변호사 시험 등 로스쿨 졸업생의 향후 진로를 위한 제반 사항이 제대로 마련되지 않아 동요하는 학생들이 상당수 있다"고 전했다. 올해 서울대 등 일부 대학을 제외한 대부분 학교는 대규모 미등록 사태를 겪었다. 지방은 최초 등록률이 50%에 못 미치는 대학들도 눈에 띄었다. 졸업 후 취직이 안될 것을 우려해 다른 명문대 로스쿨로 반수(半修)를 준비하는 로스쿨생도 늘고 있다. 올해는 심지어 연세대 로스쿨에서 1년을 마친 학생이 시험을 다시 봐 서울대 로스쿨 신입생으로 입학한 사례도 있었다.
◆변호사 불황이 요인…한 달 1건 수임
로스쿨생의 동요는 변호사 시장이 갈수록 불황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변호사회에 따르면 회원 변호사들의 월 평균 수임건수(소액사건 제외)는 2008년 1.37건,2009년 1.61건에서 올해(1~7월) 1.19건으로 떨어졌다. 한 달에 한 건 정도만 수임하는 셈이다. 개인 변호사가 수지를 맞출 수 있는 월 수임건수가 3~4건인 점을 감안하면 상당수 변호사가 한계 상황에 몰려 있는 셈이다.
지난 1월 수료한 사법연수원생도 총 981명 가운데 현재까지 30명가량이 아직 취업을 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얼마 전 사내 변호사 1명을 뽑는 데 연수원생 300명이 몰렸다"고 말했다. 고려대 로스쿨의 한 학생(2년)은 "금융회사 근무 등 사회경력이 있거나 원어민 수준 외국어를 구사하는 일부 로스쿨생 빼고는 로펌 취직이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임도원/김일규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