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회복세에 맞춰 백화점 대형마트 등 유통업체들이 올해 추석 선물세트 준비물량을 작년보다 최대 40% 늘렸다. 작년에 비해 추석 선물세트의 단가를 높이는 동시에 '큰손' 고객들을 겨냥한 초고가 선물도 내놓고 있다.

2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은 올해 추석 선물세트 물량을 80만개가량 준비했다. 작년 추석보다 30% 늘렸다. 현대와 신세계도 작년 추석보다 각각 20%와 40% 늘어난 50만개와 42만개를 기획했다. 대형마트들도 선물세트 준비물량을 크게 늘렸다. 이마트는 작년 추석보다 10% 정도 많은 1000만개를 마련했으며,롯데마트의 준비 물량은 540만 세트로 30%가량 늘어났다.

롯데백화점은 명품특선 '수(秀)' 등 고가 선물세트 품목 수를 작년보다 42% 늘렸다. 한우세트의 주력 상품 가격을 30만~40만원대로 책정,작년 추석 때보다 단가를 5만~10만원 높였다. 굴비 세트도 15만~20만원대에서 20만~30만원대로 올렸다. 신세계도 프리미엄 선물세트 물량을 작년보다 50% 정도 늘렸다.

VIP 고객을 겨냥한 초고가 선물도 추석 선물 카탈로그에 대거 올랐다. 롯데백화점은 1900만원짜리 싱글 몰트 위스키인 '글레피딕 1961 빈티지 리저브'(700㎖)와 1000만원 상당의 'Gii 산삼경옥고'(600g · 2개), '명인 황제김치'(19만8000원)를 내놓았다. 현대백화점은 한 마리에 20만원인 '명품 굴비'(10개 · 200만원)와 최고급 홍삼으로 만든 '홍삼정天'(200g · 105만원),일반 멜론보다 30% 비싼'금 멜론'등을 선보였다. 이마트는 1++ 등급 한우 중에서도 최상위 육질로 꼽히는 '마블링 No.9'으로만 구성한 한우선물세트(2.8㎏ · 50만원)를,롯데마트는 분만 경험이 없는 미경산(未經産) 한우 암소 선물세트(50만~100만원)를 각각 내놓는다. 유통업체들은 올 추석 선물로 정육 선물세트와 생활용품이 인기를 끌 것으로 내다봤다. 올 봄 이상저온에 따른 물량 부족으로 배 사과 등 과일 가격이 작년 이맘때보다 10~20% 정도 올랐기 때문이다. 조기 멸치 김 갈치 옥돔 등 수산물도 어획량 감소로 인해 가격이 10~20% 가량 상승했다.

반면 한우는 사육두수가 사상 최고 수준인 284만두로 늘면서 가격이 5~10%가량 하락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한우 가격 하락으로 정육세트 수요가 크게 늘 것으로 예상돼 정육 선물세트 규모를 사상 최대 수준인 10만개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생활용품 및 가공식품 수요도 늘어날 전망이다. 경기가 좋아지면서 임직원들에게 자그마한 선물을 제공하려는 기업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