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중앙은행(RBI)이 무역수지 적자 확대에 따른 국제수지 불균형 문제가 인도 경제의 발목을 잡는 위험 요인이라고 경고하고 나섰다. 이에 따라 수출 장려를 위해 인도가 무역보호주의로 급선회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25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RBI는 연례보고서를 통해 "인도의 2009회계연도 경상수지 적자가 국내총생산(GDP) 대비 2.9%에 달했다"며 "두 자릿수로 증가하는 인플레이션과 함께 인도 경제의 문제"라고 밝혔다. 인도의 경상수지 적자는 브라질 러시아 중국 등 브릭스(BRICs) 국가 가운데 최고 수준이다. 더욱이 다음 달엔 경상수지 적자 규모가 30년 만에 최고치인 3%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인도의 경상수지 적자 확대는 경제가 빠른 속도로 성장하면서 수입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미국 일본 등 선진국 경기가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함에 따라 인도의 수출은 아직 회복세에 접어들지 못했다고 RBI는 분석했다. 이에 따라 아난드 샤르마 인도 상공부 장관은 최근 섬유 가죽 수공예품 등의 수출에 2억2500만달러 규모 지원 방안을 내놓겠다고 밝히는 등 수출 증대에 적극 나서고 있다.

글로벌 투자 자금의 급격한 유출입도 인도의 국제수지 균형을 흩트릴 것으로 지적된다. 수비르 고칸 RBI 부총재는 "인도 경제는 올해도 8.5%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는 등 매력적인 투자처지만 글로벌 자본은 언제든지 안전자산을 찾아 급격하게 빠져나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2008년 5월 3150억달러에 달했던 인도 외환보유액이 최근 몇 달간 2780억달러까지 줄었다"며 "글로벌 자본이 갑자기 빠져나갈 때 대처할 수 있는 여력이 그만큼 줄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