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제의 둔화 경고음이 특히 두드러진다. 미국 경기의 바로미터로 불리는 기존 주택판매는 7월 전달에 비해 27.2%나 급락하며 15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 신규 실업수당 신청자 역시 9개월 만에 최대치로 치솟아 고용시장도 불안한 모습이고 소비지출도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찰스 에반스 미 시카고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미국 경제의 더블딥 위기가 지난 6개월 동안 계속 커져 왔다"며 "미국 경제는 아직 위기를 벗어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상황을 반영,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24일 장중 한때 10000포인트 아래로 내려가기도 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가장 빠른 경기회복을 보여 온 우리나라는 그래도 사정이 낫지만, 어느 나라보다 대외 의존도가 높은 만큼 글로벌 경기둔화의 충격을 크게 받을 수밖에 없다. 더욱이 어제 한국은행이 발표한 8월 소비자심리지수는 4개월 만에 전달에 비해 떨어졌고 경기선행지수는 6개월 연속 하락하는 등 국내 지표도 일부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실정이다. 여기에 주가는 계속 주춤거리고 환율은 하향추세여서 금융시장도 썩 좋은 모습은 아니다.
그런 점에서 정부는 글로벌 환경 변화를 감안, 총체적인 거시 경제정책 기조를 차제에 일제히 재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특히 최근 잇따라 내놓고 있는 친서민정책 중 거시경제 안정이나 재정의 건전성과 상충되는 것은 없는지도 따져볼 일이다. 아울러 민간연구소를 중심으로 한은의 물가전망이 과장됐다는 주장도 있는 만큼 추가 금리인상 필요성 여부에 대해서도 심도있는 논의가 이뤄져야 할 것이다. 만에 하나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이 심화될 경우 이에 선제적으로 대비할 수 있는 방안도 적극 강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