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살아난 '美 더블딥 공포'] 美 신규주택 판매 47년 만에 최저치…추가부양 목소리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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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회복 더딘 이유는
7월 27만채 그쳐 12.4% 감소
기업들은 경기 우려 채용 꺼려
내구재 주문도 예상보다 저조
7월 27만채 그쳐 12.4% 감소
기업들은 경기 우려 채용 꺼려
내구재 주문도 예상보다 저조
미국에서 '더블딥(경기 반짝 회복 후 재하강)' 경고등이 켜진 것은 시장의 기대만큼 경제가 살아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남유럽발 재정위기가 불거지기 전에만 해도 시장에서는 미 경제가 작년 2분기 바닥을 치고 뚜렷한 회복 국면에 진입했다는 분석이 힘을 얻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기업들의 재고 확충을 위한 생산활동이 둔화되고 고용시장 회복이 지연되면서 미국 경제가 안고 있는 구조적인 문제들이 다시 부각됐다.
각종 경제지표 둔화로 경기 불확실성이 커지자 소비자들은 다시 자신감을 잃고 투자자들은 미 국채 등 안전자산에만 투자하려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미 경제가 저성장 늪에 빠지면 유럽 경제는 물론 신흥국 경제 회복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주택시장이 경제회복의 큰 걸림돌
경기 후퇴 과정을 거친 뒤에는 주택 시장이 경기 회복을 견인하는 역할을 해왔다. 낮은 금리 덕분에 주택 수요가 증가하면서 건설업이 활발해지기 때문이다. 주택과 가구 등 관련 내구재를 포함한 주택 산업이 미 국내총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5%에 달한다.
하지만 이번에는 상황이 다르다. 4월 말 최초 주택 구입자에 대한 8000달러의 세액 공제혜택이 끝나자 주택 매수세는 급격히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지난달 기존주택 판매가 11년 만에 가장 크게 감소한 데 이어 신규주택 판매마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미 상무부는 지난달 신규주택 판매는 27만6000채로 전월에 비해 12.4% 감소했다고 25일 발표했다. 블룸버그통신이 집계한 전문가들의 예상치는 전월과 비슷한 33만채였다.
켄 메이랜드 클리어뷰 이코노믹스 대표는 "미국의 주택판매 침체는 경기회복 이 지연됨에 따라 내년 말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주택 매수세가 위축되면서 제조업 경기를 보여주는 내구재 주문도 예상보다 회복세가 더딘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미 상무부에 따르면 지난달 미국 내구재 주문은 전월 대비 0.3% 증가, 석 달 만에 상승세로 돌아섰지만 시장 예상치(3%)엔 크게 못 미쳤다. 경기 회복에 대한 불안감으로 소비가 줄면서 제조업체들이 내구재 주문을 줄였기 때문이다.
◆또 다른 아킬레스 건 '고용'
미 소비자들은 고용시장이 살아나기 전에는 주택 가격이 더 떨어질 것이라고 본다. 그만큼 고용은 미국 경제 전체의 아킬레스건 역할을 하고 있다. 현재 미 실업자는 1460만명이다. 이 중 최근 경기 침체로 일자리를 잃은 사람이 850만명이다. 고용 회복이 지연되면서 장기 실업자가 급증하고 있다. 6개월 이상 장기 실업자는 675만명이다.
고용시장이 개선되지 않는 이유는 경기 불확실성을 우려한 기업들이 채용을 꺼리기 때문이다. 인력을 채용하기보다는 기존 인력의 노동시간을 늘리고 있다. 지난 6,7월 2개월 연속 비농업취업자 수가 감소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민간 부문 고용증가폭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고용시장 회복이 매우 더딜 것이란 관측이 갈수록 설득력을 얻고 있다.
골드만삭스와 경기예측기관인 콘퍼런스보드가 하반기 미 경제성장률을 1.5%로 낮게 전망한 이유도 고실업률에 따른 소비위축이 심화될 수 있다는 분석에 의한 것이다.
◆추가 부양책 논란 일듯
더블딥 우려가 커지면서 연방 정부의 추가 경기 부양책이 나와야 한다는 주장이 거세질 전망이다. 지금까지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오바마 정부가 추가 재정확대 계획을 내놓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많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미 통화당국의 초저금리와 양적완화 정책만으로 어려움에 빠진 미 경제를 살리기 어렵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재정 역할론이 대두된다.
폴 크루그먼 미 프린스턴대 교수는 "재정 적자 증가에 따른 막연한 우려 때문에 일자리를 잃고 시름하는 수백만명의 실업자를 외면하면 안된다"고 주장했다.
뉴욕=이익원 특파원 iklee@hankyung.com
각종 경제지표 둔화로 경기 불확실성이 커지자 소비자들은 다시 자신감을 잃고 투자자들은 미 국채 등 안전자산에만 투자하려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미 경제가 저성장 늪에 빠지면 유럽 경제는 물론 신흥국 경제 회복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주택시장이 경제회복의 큰 걸림돌
경기 후퇴 과정을 거친 뒤에는 주택 시장이 경기 회복을 견인하는 역할을 해왔다. 낮은 금리 덕분에 주택 수요가 증가하면서 건설업이 활발해지기 때문이다. 주택과 가구 등 관련 내구재를 포함한 주택 산업이 미 국내총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5%에 달한다.
하지만 이번에는 상황이 다르다. 4월 말 최초 주택 구입자에 대한 8000달러의 세액 공제혜택이 끝나자 주택 매수세는 급격히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지난달 기존주택 판매가 11년 만에 가장 크게 감소한 데 이어 신규주택 판매마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미 상무부는 지난달 신규주택 판매는 27만6000채로 전월에 비해 12.4% 감소했다고 25일 발표했다. 블룸버그통신이 집계한 전문가들의 예상치는 전월과 비슷한 33만채였다.
켄 메이랜드 클리어뷰 이코노믹스 대표는 "미국의 주택판매 침체는 경기회복 이 지연됨에 따라 내년 말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주택 매수세가 위축되면서 제조업 경기를 보여주는 내구재 주문도 예상보다 회복세가 더딘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미 상무부에 따르면 지난달 미국 내구재 주문은 전월 대비 0.3% 증가, 석 달 만에 상승세로 돌아섰지만 시장 예상치(3%)엔 크게 못 미쳤다. 경기 회복에 대한 불안감으로 소비가 줄면서 제조업체들이 내구재 주문을 줄였기 때문이다.
◆또 다른 아킬레스 건 '고용'
미 소비자들은 고용시장이 살아나기 전에는 주택 가격이 더 떨어질 것이라고 본다. 그만큼 고용은 미국 경제 전체의 아킬레스건 역할을 하고 있다. 현재 미 실업자는 1460만명이다. 이 중 최근 경기 침체로 일자리를 잃은 사람이 850만명이다. 고용 회복이 지연되면서 장기 실업자가 급증하고 있다. 6개월 이상 장기 실업자는 675만명이다.
고용시장이 개선되지 않는 이유는 경기 불확실성을 우려한 기업들이 채용을 꺼리기 때문이다. 인력을 채용하기보다는 기존 인력의 노동시간을 늘리고 있다. 지난 6,7월 2개월 연속 비농업취업자 수가 감소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민간 부문 고용증가폭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고용시장 회복이 매우 더딜 것이란 관측이 갈수록 설득력을 얻고 있다.
골드만삭스와 경기예측기관인 콘퍼런스보드가 하반기 미 경제성장률을 1.5%로 낮게 전망한 이유도 고실업률에 따른 소비위축이 심화될 수 있다는 분석에 의한 것이다.
◆추가 부양책 논란 일듯
더블딥 우려가 커지면서 연방 정부의 추가 경기 부양책이 나와야 한다는 주장이 거세질 전망이다. 지금까지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오바마 정부가 추가 재정확대 계획을 내놓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많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미 통화당국의 초저금리와 양적완화 정책만으로 어려움에 빠진 미 경제를 살리기 어렵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재정 역할론이 대두된다.
폴 크루그먼 미 프린스턴대 교수는 "재정 적자 증가에 따른 막연한 우려 때문에 일자리를 잃고 시름하는 수백만명의 실업자를 외면하면 안된다"고 주장했다.
뉴욕=이익원 특파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