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한 중인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이 어제 이명박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리튬 개발 및 산업화를 위한 양국간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MOU 체결은 우리 기업이 주도해 볼리비아 남서쪽에 위치한 우유니 소금호수에 매장된 막대한 양의 리튬을 개발하기 위한 첫발을 내디딘 것으로 그 의미가 작지 않다. 이 지역에 묻혀 있는 리튬의 규모는 540만t으로 전 세계 매장량의 절반에 달한다.

리튬은 휴대전화와 컴퓨터는 물론이고 앞으로 녹색성장의 견인차가 될 전기자동차에 쓰이는 리튬이온전지의 핵심 소재다. 우리나라가 리튬이온전지 분야에서 세계 최고 기술을 갖고 있지만 이것도 리튬이 없으면 아무런 소용이 없다. 리튬 확보에 우리나라 배터리 산업은 물론 그와 연관된 정보기술(IT) 및 전기자동차 산업의 장래가 걸려 있는 셈이다.

그런 리튬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계기를 이번에 마련한 것은 자원외교 차원에서도 커다란 수확임에 틀림없다. 물론 우리 기업의 볼리비아 리튬 개발권이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다. 중국 일본 브라질 프랑스 등 다른 나라들도 개발경쟁에 가세한 상태로 우리가 최종적인 개발권을 따내려면 추가적인 단계가 남아 있다. 하지만 볼리비아 대통령이 직접 한국까지 찾아와 MOU를 체결했다는 것은 우리 기업의 참여 가능성이 그만큼 높다는 뜻이기도 하다.

지금 세계는 자원 확보 전쟁이 한창이다. 특히 중국은 전 세계 자원을 쓸어 담다시피하고 있다. 우리도 이 같은 흐름에 뒤져서는 안된다. 볼리비아 리튬 개발권이 확정된다면 이는 정부와 정치권, 기업이 모두 합심해서 이뤄낸 좋은 사례가 될 것이다. 앞으로도 이런 사례를 더 확산시켜 나가야 함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이와 관련, 남미의 또 다른 자원부국인 페루와 우리나라 간 자유무역협정(FTA) 타결이 임박했다고 한다. 페루는 은 구리 금 등 광물자원 대국으로 FTA가 체결되면 자원 수입이 용이해질 뿐 아니라 우리나라 자동차 전자제품 등의 수출도 크게 늘 것으로 예상된다. 남미 국가들과의 성공적 자원외교가 아프리카 등 다른 지역으로도 확대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