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제품으로 화재에 취약한 국내 문화재급 목조 건축물을 지키는 데 앞장설 계획입니다. "

26일 서울 여의도 본사에서 만난 김영수 새턴정보통신 대표(사진)는 "내달 불교계와 양해각서(MOU)를 맺고 전국 약 900개 사찰에 전기화재 예측시스템과 누전차단기를 순차적으로 설치할 예정"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누전차단기업체 새턴정보통신이 '절 지킴이'로 나선다. 이 회사는 현재 전국 사찰에 자체 개발한 전기화재 예측시스템 공급을 위해 한 불교종단과 공급 조건에 대한 협의를 마치고 MOU를 준비 중이다. 김 대표는 "전기화재 예측시스템을 최근 일부 사찰에 시범 설치했다"며 "납품을 마치면 내년까지 약 100억원의 추가 매출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가 전기화재 예측시스템을 개발한 것은 2005년,화재로 낙산사가 전소한 후다. 그는 국내 문화재급 건축물의 대부분이 목조라는 사실에 주목,제품 개발에 착수했다. 약 4년간 수십억원의 개발비를 투입해 지난해 상품화에 성공했다. 새턴정보통신의 전기화재 예측시스템은 전기화재의 원인인 전극교차현상 아크 및 전기불꽃인 스파크를 사전에 감지,불이 날 가능성이 있으면 누전차단기를 작동시켜 건물에 전기 공급을 끊어주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기존의 소방방재 제품인 누전차단기나 경보기는 이미 많은 전류가 흘러 화재 가능성이 높아진 다음에 작동하거나 위험 상황이 발생한 후 경보를 울리기 때문에 초기 대응이 쉽지 않았다. 김 대표는 "화재에 대응하는 것이 아니라 화재 가능성을 아예 차단하는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사무실이나 가게에 사람이 없는 시간을 미리 설정해 두면 자동으로 전기가 공급되지 않는다"며 "자체 실험 결과 새턴 제품을 설치하면 평균 약 15%의 전력소비를 줄이는 효과도 있다"고 말했다. 이 제품은 청와대 춘추관,대통령 별장인 청해대를 비롯해 기업은행 본점 등에도 설치됐다.

새턴정보통신은 8월부터 중국의 전기용품업체 화퉁그룹과 50 대 50의 지분으로 세운 상하이합자회사의 3300㎡ 규모 공장에서 양산에 들어갈 방침이다. 중국 내 판매는 화퉁그룹의 600여개 대리점을 통해 이뤄질 예정이다.

김 대표는 "내년에 연산 30만개의 누전차단기를 생산하고 순차적으로 연 200만개까지 생산을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새턴정보통신은 올해 130억원의 매출을 목표하고 있다.

임기훈 기자 shagg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