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계법인들이 지난해 경영자문(컨설팅)료로 거둔 수입이 전통적 업무인 회계감사 수입을 처음으로 앞질렀다.

금융감독원은 회계법인의 2009 사업연도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업계 전체 매출이 1조6627억원으로 8.6% 늘었고,순이익은 407억원으로 전년(288억원)보다 41.4% 급증했다고 26일 밝혔다.

업무별로는 컨설팅 부문이 6896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컨설팅 매출은 2007년 5307억원,2008년 5774억원으로 늘어나다 지난해 1100억원 이상 급증했다. 반면 회계법인의 본업인 회계감사 매출은 6018억원에 그쳤다. 이에 따라 컨설팅 수입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처음으로 회계감사 부문 수입을 웃돌았다.

이 같은 매출 역전은 외부감사를 받아야 하는 기업의 요건이 자산 '70억원 이상'에서 지난해부터 '100억원 이상'으로 상향조정된 반면,IFRS 도입으로 컨설팅 수요는 늘었기 때문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상장사들의 IFRS 도입 관련 용역이 지난해 대부분 마무리돼 올해는 컨설팅 매출이 다소 위축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회계법인별로는 삼일이 매출 4289억원으로 1위를 고수했다. 삼일은 컨설팅 매출이 2280억원으로 회계감사(1181억원)의 두 배에 달했다. 이어 안진이 2377억원,삼정이 1744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삼정회계법인 관계자는 "삼정은 컨설팅 업무를 하는 계열사들이 독립돼 있다"며 "이들의 지난해 매출 1088억원을 감안하면 사실상 우리가 2위"라고 주장했다.

한편 회계법인 수는 총 113개(3월 말 기준)로 한 해 동안 9개가 새로 생겼다. 이 중 회계사 수가 100명을 웃도는 곳은 '빅4'와 대주 삼덕 신한 등 7곳이다.

전체 등록 공인회계사 수는 1만3332명으로 1년 사이 1165명(9.6%)이 늘었고,등록회계사의 58.9%(7858명)는 회계법인에서 근무 중이다. 4대 회계법인 소속 회계사는 4770명으로 조사됐다.

백광엽 기자 kecor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