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산되는 新 상생경영] 정준양 회장 "포스코 네트워크 협력사와 공유…해외 판매 돕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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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력업체 잇단 방문 고층 챙겨
박사급 직원들 中企에 기술지원
업계 첫 1~4차 협력사 상생협약
박사급 직원들 中企에 기술지원
업계 첫 1~4차 협력사 상생협약
"중소기업들이 해외에서 제품을 판매할 때 포스코 브랜드를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요. 포스코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판로를 개척하고 싶습니다. "(정화일 인텔철강 대표)
"좋은 의견입니다. 우리가 가진 브랜드와 판로를 함께 이용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겠습니다. 약속만이 아니라 증명을 할 겁니다. "(정준양 포스코 회장)
◆CEO가 발로 뛰는 상생
대 · 중소기업 협력재단 이사장인 정준양 포스코 회장은 미리 준비한 메모지에 중소기업 대표들의 하소연과 부탁을 꼼꼼히 적어 내려갔다. 26일 포항지역 중소기업인들과 만난 자리에서다. 포항산업단지에서 열린 상생협력 간담회엔 포스코의 2,3차 협력업체 및 고객사 관계자 등 10여명이 참석했다.
이날 오랜만에 대기업 최고경영자(CEO)와 만난 중소기업인들은 앞에 놓인 도시락 뚜껑도 열지 않은 채,그동안 묵혀왔던 고충을 쏟아냈다. "제품 납품가의 현실화가 시급하다"는 주문부터 "중소기업의 특허 출원 비용이 너무 많이 들고 과정도 복잡하다"는 하소연까지 이어졌다. "공장을 확장하거나 설비를 추가로 들일 때,자금 지원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부탁도 나왔다.
정 회장은 "대 · 중소기업 간에 협력관계가 많이 좋아졌다고 생각하는데,다만 그 온기가 2~4차 협력업체까지 전달되지 않았다"며 "앞으로는 다양한 상생협력 활동을 통해 온기가 전해지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매월 셋째주 토요일엔 포스코 소속의 박사급 인력들을 활용,중소기업에 기술 지원을 하겠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요즈음 중소기업 현장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활발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날 간담회에 앞서 직접 포항지역 2차 협력기업인 인텔철강과 포항금속열처리 등을 방문했다. 지난 19일엔 인천에 있는 2차 협력업체 선일기공 등을 찾아가 생산현장을 둘러본 후 지역 중소기업인들과 간담회를 갖기도 했다. 정 회장은 "직접 현장에서 얘기를 들어보니 생각보다 많은 고충이 있다는 걸 알게 됐다"며 "상생을 위해 더 고민할 부분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상생 확산 위한 '지렛대 프로젝트'
포스코의 상생 프로젝트는 이미 본격 가동에 들어갔다. 지난 18일엔 업계 처음으로 1~4차 협력사 간 상생협약을 체결했다. 포스코뿐만 아니라 11개 출자사들도 힘을 보태기로 했다. 포스코와 1차 거래 협력기업 1만5150개사가 협약을 맺었으며,1차 협력사 중 298개사가 1만1783개 2차 협력사와 협약을 체결했다.
포스코는 실질적인 상생을 위해 최근 '묘안'을 내놨다. 규모가 큰 1차 협력업체를 지렛대로 삼아 2~4차 업체에까지 상생 효과가 파급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마련한 것.포스코가 1차 협력업체와 납품단가 인상 계약을 맺을 경우 계약 약관에 1차 협력사가 2차 협력사로부터 납품받는 단가도 인상토록 명시하는 방식이다. 자금에 목마른 협력업체들을 위한 돈도 준비해놨다. 협력기업 지원 및 상생협력 펀드 4000억원과 상생보증 프로그램 3300억원 등 총 7300억원 규모다. 직접 지원 대상도 기존 1차 업체에서 2~4차 협력사로 확대하기로 했다. 은행들과 함께 간접적 자금 지원도 확대 중이다. 장비 · 설비투자 자금 지원 268억원,포스코 패밀리 네트워크론 5000억원,뿌리기업 이행보증 사업 운영 5000억원 등 포스코와 금융권이 총 1조7568억원의 자금을 직 · 간접적으로 지원키로 했다. 결제 조건 개선(현금성 결제 비율 100%,월 8회 대금 지급 등)과 테크노파트너십을 통한 기술 지원 및 교육훈련 지원 등도 포함됐다.
◆진화 거듭하는 포스코식 상생모델
포스코의 상생은 자금 지원만으로 그치지 않는다. 기술 공유,교육 지원,원자재 공동 구매 등 다양한 영역으로 진화하고 있다. 최근엔 '수익 공유(benefit sharing)' 제도를 2차 이하 모든 협력사로 확대 운영하는 방침도 정했다. 특허기술 '풀(pool)'제도를 도입,포스코가 보유한 녹색성장 분야의 특허기술을 중소기업도 활용할 수 있게 하고 일부 신기술은 고객사에 이전하기로 했다. 올해부터는 자체 기술연구소를 보유하고 있는 포스코건설 포스코특수강 포스코강판 등 5개 계열사도 자체적으로 테크노파트너십을 운용하기 시작했다.
포항,광양제철소 및 서울에 있는 우수한 교육시설과 인력을 활용해 중소기업 임직원의 직무능력 향상과 우수 인력 양성을 지원하는 중소기업 직업훈련 컨소시엄도 운영 중이다. 지난해만 42개의 오프라인 교육과정과 46개의 e-러닝 교육과정을 통해 2만8400명의 중소기업 인력에 대한 교육을 진행했다. 회사 관계자는 "상생협력 방안들이 공허한 구호에 그치지 않고,실질적인 효과로 이어져야 한다는 게 경영진의 생각"이라며 "다른 국내 대기업뿐만 아니라,해외 기업들까지 포스코의 상생방안을 벤치마킹할 수 있을 정도의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게 우리의 목표"라고 강조했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
"좋은 의견입니다. 우리가 가진 브랜드와 판로를 함께 이용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겠습니다. 약속만이 아니라 증명을 할 겁니다. "(정준양 포스코 회장)
◆CEO가 발로 뛰는 상생
대 · 중소기업 협력재단 이사장인 정준양 포스코 회장은 미리 준비한 메모지에 중소기업 대표들의 하소연과 부탁을 꼼꼼히 적어 내려갔다. 26일 포항지역 중소기업인들과 만난 자리에서다. 포항산업단지에서 열린 상생협력 간담회엔 포스코의 2,3차 협력업체 및 고객사 관계자 등 10여명이 참석했다.
이날 오랜만에 대기업 최고경영자(CEO)와 만난 중소기업인들은 앞에 놓인 도시락 뚜껑도 열지 않은 채,그동안 묵혀왔던 고충을 쏟아냈다. "제품 납품가의 현실화가 시급하다"는 주문부터 "중소기업의 특허 출원 비용이 너무 많이 들고 과정도 복잡하다"는 하소연까지 이어졌다. "공장을 확장하거나 설비를 추가로 들일 때,자금 지원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부탁도 나왔다.
정 회장은 "대 · 중소기업 간에 협력관계가 많이 좋아졌다고 생각하는데,다만 그 온기가 2~4차 협력업체까지 전달되지 않았다"며 "앞으로는 다양한 상생협력 활동을 통해 온기가 전해지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매월 셋째주 토요일엔 포스코 소속의 박사급 인력들을 활용,중소기업에 기술 지원을 하겠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요즈음 중소기업 현장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활발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날 간담회에 앞서 직접 포항지역 2차 협력기업인 인텔철강과 포항금속열처리 등을 방문했다. 지난 19일엔 인천에 있는 2차 협력업체 선일기공 등을 찾아가 생산현장을 둘러본 후 지역 중소기업인들과 간담회를 갖기도 했다. 정 회장은 "직접 현장에서 얘기를 들어보니 생각보다 많은 고충이 있다는 걸 알게 됐다"며 "상생을 위해 더 고민할 부분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상생 확산 위한 '지렛대 프로젝트'
포스코의 상생 프로젝트는 이미 본격 가동에 들어갔다. 지난 18일엔 업계 처음으로 1~4차 협력사 간 상생협약을 체결했다. 포스코뿐만 아니라 11개 출자사들도 힘을 보태기로 했다. 포스코와 1차 거래 협력기업 1만5150개사가 협약을 맺었으며,1차 협력사 중 298개사가 1만1783개 2차 협력사와 협약을 체결했다.
포스코는 실질적인 상생을 위해 최근 '묘안'을 내놨다. 규모가 큰 1차 협력업체를 지렛대로 삼아 2~4차 업체에까지 상생 효과가 파급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마련한 것.포스코가 1차 협력업체와 납품단가 인상 계약을 맺을 경우 계약 약관에 1차 협력사가 2차 협력사로부터 납품받는 단가도 인상토록 명시하는 방식이다. 자금에 목마른 협력업체들을 위한 돈도 준비해놨다. 협력기업 지원 및 상생협력 펀드 4000억원과 상생보증 프로그램 3300억원 등 총 7300억원 규모다. 직접 지원 대상도 기존 1차 업체에서 2~4차 협력사로 확대하기로 했다. 은행들과 함께 간접적 자금 지원도 확대 중이다. 장비 · 설비투자 자금 지원 268억원,포스코 패밀리 네트워크론 5000억원,뿌리기업 이행보증 사업 운영 5000억원 등 포스코와 금융권이 총 1조7568억원의 자금을 직 · 간접적으로 지원키로 했다. 결제 조건 개선(현금성 결제 비율 100%,월 8회 대금 지급 등)과 테크노파트너십을 통한 기술 지원 및 교육훈련 지원 등도 포함됐다.
◆진화 거듭하는 포스코식 상생모델
포스코의 상생은 자금 지원만으로 그치지 않는다. 기술 공유,교육 지원,원자재 공동 구매 등 다양한 영역으로 진화하고 있다. 최근엔 '수익 공유(benefit sharing)' 제도를 2차 이하 모든 협력사로 확대 운영하는 방침도 정했다. 특허기술 '풀(pool)'제도를 도입,포스코가 보유한 녹색성장 분야의 특허기술을 중소기업도 활용할 수 있게 하고 일부 신기술은 고객사에 이전하기로 했다. 올해부터는 자체 기술연구소를 보유하고 있는 포스코건설 포스코특수강 포스코강판 등 5개 계열사도 자체적으로 테크노파트너십을 운용하기 시작했다.
포항,광양제철소 및 서울에 있는 우수한 교육시설과 인력을 활용해 중소기업 임직원의 직무능력 향상과 우수 인력 양성을 지원하는 중소기업 직업훈련 컨소시엄도 운영 중이다. 지난해만 42개의 오프라인 교육과정과 46개의 e-러닝 교육과정을 통해 2만8400명의 중소기업 인력에 대한 교육을 진행했다. 회사 관계자는 "상생협력 방안들이 공허한 구호에 그치지 않고,실질적인 효과로 이어져야 한다는 게 경영진의 생각"이라며 "다른 국내 대기업뿐만 아니라,해외 기업들까지 포스코의 상생방안을 벤치마킹할 수 있을 정도의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게 우리의 목표"라고 강조했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