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통적인 스윙으로 유명한 짐 퓨릭(40 · 미국)이 프로암대회에 지각했다는 이유로 실격당했다.

25일(한국시간) 미국 뉴저지주 퍼래머스의 리지우드GC.미국PGA투어 플레이오프 첫 대회 바클레이스를 하루 앞두고 프로암대회가 열렸다. 프로암대회는 대회 직전 프로와 아마추어가 함께 플레이하며 우의를 다지고 코스를 점검하는 이벤트다. 본대회 출전선수 122명 가운데 54명이 프로암에 출전하기로 돼 있었다. 세계랭킹 6위 퓨릭도 당연히 프로암에 나갈 예정이었다. 프로암은 오전 7시30분 샷 건 방식으로 진행됐다.

주최 측은 티오프 30분 전까지도 퓨릭이 나타나지 않자 캐디(마이크 코완) 등을 통해 수소문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퓨릭은 자신의 휴대폰 알람을 맞춰놓았으나 배터리가 방전되는 바람에 알람을 못 들었고,전화도 받을 수 없었다.

오전 7시23분 눈을 뜬 퓨릭은 대충 옷만 걸쳐 입고 헐레벌떡 호텔을 나섰으나 7시35분께 골프장에 도착했다. 경기는 이미 시작된 뒤였고 주최 측은 퓨릭 대신 마크 레시먼을 대타로 출전시켰다.

미PGA투어는 2004년부터 부상을 당하거나 가족에게 긴급한 상황이 발생하지 않는 한 예정된 선수가 프로암에 빠지면 본대회에 출전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2005년 닛산오픈에서 레티프 구센(남아공)도 늦잠을 자는 바람에 프로암에 빠져 본대회 실격을 당한 예가 있다.

올해 2승을 거둔 퓨릭은 페덱스컵 포인트랭킹 3위에 올라 있다. 퓨릭은 플레이오프 1차전에 못나가도 순위 하락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퓨릭은 "누구를 원망하겠는가. 내 잘못"이라며 고개를 숙였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