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골야독인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휴가지인 매사추세츠주의 마서스 비니어드섬에서 낮에는 골프를 열심히 치고, 저녁에는 독서삼매경에 빠져 있다.

지난 19일부터 열흘간의 여름휴가를 즐기고 있는 오바마 대통령은 `운동광' 답게 낮시간대에는 백악관 참모 등과 팀을 이뤄 골프라운딩도 하고 농구경기를 하지만, 두 딸 말리아와 사샤와 함께 휴가지 서점에 들러 책을 사는 자상한 `패밀리 맨'의 모습도 잊지 않았다.

보스턴헤럴드 등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은 주말인 지난 21일 두 딸과 함께 마서스 비니어드의 유명한 서점인 `번치 오브 그레이프스(Bunch of Grapes)'를 찾았다.

서점 주인인 르로이 해즐턴이 "10분 전까지 대통령 부녀가 찾아올지 전혀 몰랐다"고 말할 정도로 '기습 방문'이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곳에서 미국 출판계의 최고상으로 불리는 `내셔널 북 어워드' 수상작인 조너선 프랜즌의 소설 `프리덤(Freedom)'과 2010년 픽션부문 퓰리처상을 획득한 폴 하딩의 처녀작 `팅커스(Tinkers)' , 브래드 라이소서의 `어 퓨 코렉션(A Few Correction)'을 구입했다.

조너선 프랜즌의 프리덤은 큰 성공을 거둔 `더 코렉션스(The Corrections)'의 후속작이다.

오바마 대통령과 절친한 사이인 토크쇼의 여왕 오프라 윈프리가 한때 `더 코렉션스'를 자신의 쇼를 통해 추천하려 했다가 프랜즌으로부터 "고맙지만 됐다"는 말을 듣고 체면을 구긴 사연이 있는 책을 오바마 대통령이 샀다는 게 이채롭다.

오바마 대통령이 구입한 `어 퓨 코렉션'은 서점 주인의 적극적인 추천으로 즉석에서 샀다고 미 언론은 전했다.

오바마 대통령의 딸들은 올해 발간 50주년을 맞아 새롭게 조명을 받고 있는 하퍼 리의 '앵무새 죽이기(To Kill a Mockingbird)와 존 스타인벡의 소설 '빨간 조랑말(The Red Pony)', 청소년들을 위한 SF소설인 수전 콜린스의 `더 헝거 게임스(The Hunger Games)'를 샀다.

특히 `앵무새 죽이기'는 미국 중고교생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해리 포터'를 누르고 가장 많이 읽은 작품이어서 오바마 대통령의 딸들도 `필독서'로 구입을 한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연합뉴스) 고승일 특파원 ks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