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촌은 조선시대 한양의 중심부인 경복궁과 창덕궁 사이에 자리잡았다. 예로부터 권세가들의 주거지로 자리매김해 왔다. 1906년 호적자료에 따르면 북촌 전체 인구 1만241명(1932가구) 중 양반과 관료의 비중은 무려 43.6%에 달했다.

하지만 일제강점기 도시로 인구가 집중됨에 따라 주택난이 가중되면서 중대형 한옥이 점차 사라지고 필지가 작게 분할돼 소규모 한옥들이 집중적으로 건설되기 시작했다.

게다가 유리와 타일 등 새로운 재료가 도입되고 평면이 표준화되면서 전통 양식과는 다른 형태의 한옥들이 우후죽순 들어섰다.

해방 이후 1960년까지만 해도 상류층이 주로 모여 살았다. 1970년대 강남 개발이 본격화되면서 거주 계층과 주변 환경에 변화가 일기 시작했다. 특히 정부에서 공공주도의 일방적인 한옥보전 정책을 고수하면서도 북촌길 확장 등을 위해 되레 한옥을 철거하는 등 주민들의 불만과 불신이 가중되기도 했다. 1990년대 들어와서는 규제가 대폭 완화돼 한옥 대신 다세대 주택이 대거 들어서는 등 난개발이 가속화됐다.


서울시는 2001년 북촌전담조직까지 신설해 본격적으로 북촌 보존에 나섰다. 2006년 북촌 장기발전구상을 수립했고 최근 지구단위계획구역으로 지정하기로 하는 등 북촌을 세계적인 관광명소로 발돋움시키기 위한 노력을 진행하고 있다.

북촌은 살아 있는 문화유산의 보고다. 윤보선 생가(사적 제438호),중앙고교 본관(제281호),성삼문 집터,유길준 유배지 등 사적과 재동백송(천연기념물 제8호),삼청동 측백나무(제255호) 등 천연기념물이 즐비하다.

이 밖에 가회박물관 등 각종 박물관과 한옥체험관 등 보고 즐길거리도 많다. 특히 1930년대에 지어져 사적으로 지정된 중앙고 본관은 드라마 '겨울 연가'의 촬영지로도 유명하다.

이명박 대통령이 취임하기 전까지 살았던 가회동 31 한옥도 관광객이 즐겨 찾는 코스다. 종로구는 이런 관광 자원을 바탕으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도입해 관광 활성화에 나섰다. 종로구는 이달 초 티켓 한 장으로 5개의 박물관을 이용할 수 있는 '북촌 박물관 자유이용권'을 도입했다. 대상 박물관은 가회박물관,한상수 자수박물관,불교미술 박물관,동림 매듭 박물관,서울 닭 문화관 등 5곳으로 1만원(청소년 5000원)만 내면 한꺼번에 관람이 가능하다.

북촌 관광가이드 프로그램도 현재 운영 중이다. 영어와 일어 통역이 가능한 문화유산 해설사가 1시간에서 2시간 정도 정해진 코스를 함께 돌며 자세한 설명을 해준다. 예약제로 운영되며 연중 무휴다. 도보 관광코스로는 가회동 11 일대(A코스)와 삼청동길 지역(B코스)이 있다. 삼청동길 주변에 즐비한 주요 갤러리를 둘러보는 '북촌 갤러리 투어 코스'와 삼청동길 감고당길 일대 맛집들과 연계한 '북촌 먹거리 코스' 등도 마련됐다.

성선화 기자 d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