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역 소규모 재건축 아파트 단지 일반분양에서 미분양이 잇달아 생기고 있다.

27일 금융결제원 등에 따르면 두산건설이 최근 청약을 마친 서울 사당동 '사당남성 두산위브'는 평균 0.72 대 1의 경쟁률에 그쳤다.

영아아파트를 재건축한 단지로 일반분양 물량은 121채였다. 전용 59㎡ 57채에는 76명이, 84㎡형 27채에는 11명이 접수했다. 116~118㎡형 37채엔 1명만 접수했다. 7호선 남성역 초역세권 단지로 관심을 불러 모았지만 분양시장 침체를 피하지 못했다. 3.3㎡당 분양가는 1900만~2000만원으로 최근 3년 이내 분양한 주변 아파트들의 2200만원대보다 오히려 낮다.

지난달 청약이 이뤄진 신월4동 '양천 롯데캐슬'도 미분양됐다. 신월4동 일대 단독주택을 재건축해 지은 이 아파트는 317채 중 90채가 일반분양됐으나 74명 신청에 머물렀다.

모든 평형이 분양시장에서 상대적으로 인기가 높은 전용면적 84㎡ 이하 중소형인데도 미달됐다. 3.3㎡당 분양가는 1222만~1406만원으로 조합원 배정물량의 분양가와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서울지역 100~200채 정도의 소규모 재건축 단지는 입지가 뛰어나고 일반분양 물량도 수십채에 그쳐 분양시장에서 관심을 끌어 왔다.

지난 6월 분양한 역삼동 '래미안 그레이튼'은 전용 84㎡ 이하 중소형 22채 공급에 234명이 몰렸다. 같은 달 104채를 일반에 공급한 반포동 '반포 힐스테이트' 역시 8.7 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시장 전망이 워낙 불확실해 실수요자들에게 인기가 높은 소규모 재건축 아파트마저 청약 기피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박상언 유앤알컨설팅 대표는 "활성화 대책이 나오더라도 시장에 긍정적 영향을 줄 만한 내용이 포함되지 않는다면 연말 이후로도 현재의 분위기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부 건설사들은 미분양을 우려해 청약 일정을 미루고 있다. 삼성물산과 대림산업이 반포동 삼호가든을 재건축해 23채를 일반 분양하는 '래미안 e편한세상'은 당초 이달 중 분양할 계획이었으나 내달로 미룬 것으로 알려졌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