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발 경기둔화 우려로 코스피 지수가 6거래일 연속 뒷걸음질 친 가운데 전문가들은 "27일(현지시간)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잭슨 홀 연설에서 할 발언과 다음달 초 미국과 중국에서 각각 발표되는 주요 경제지표 결과에 주목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들 경제지표가 부진해도 오히려 증시는 투자심리가 개선되며 반등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오히려 각 국의 경기부양책에 대한 기대가 지수반등에 힘을 보탤 것이란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따라서 IT(정보기술), 자동차 등 기존 주도주는 물론 화학, 중국 수혜주 등을 미리 사 둘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박석현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지수가 전저점인 1720선 이하로 붕괴되지만 않는다면 다시 반등기회를 모색할 수 있다"며 "벤 버냉키 의장의 연설과 미국의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확정치 결과가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황금단 삼성증권 연구원도 "벤 버냉키 의장의 발언과 더불어 내달초 발표 예정인 8월 중국 PMI 제조업지수, 미국 고용지표 결과에 주목해야 할 것"이라며 "미국 고용지표가 크게 개선될 것으로 보이지는 않지만 오히려 결과가 나쁠수록 경기부양책에 대한 기대로 투자심리가 개선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현 시점에서는 재정여력이 상대적으로 양호한 중국에서 추가 경기부양책이 나올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따라서 중국 모멘텀(상승 동력)을 바라볼 수 있는 에너지 관련주나 전력구축망 수혜주인 전선, 화학주 등이 유망하다고 황 연구원은 추천했다.

박석현 연구원도 "최근 안정적인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는 화학주가 여전히 유망한 종목"이라며 "미국 시장이 호전된다면 IT와 자동차 등 기존 주도주가 제일 먼저 반등에 나설 것으로 보여 긍정적인 시각을 유지한다"고 전했다.

반면 내달 중순까지는 국내 증시가 조정을 받을 것이란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오태동 토러스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내달 3일 발표예정인 미국 8월 비농업부문 고용자수가 예상치를 밑돌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내달 초중순 까지는 더블딥 공포가 국내외 주식시장을 압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 팀장은 "다만 경제지표에 대한 시장의 기대치가 낮아지고 있기 때문에 악재에 대한 내성을 키울 수 있는 구간으로 진입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9월 초중순 이후 상승 흐름을 염두에 두고 1700선에서는 매수 전략을 취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권했다.

한경닷컴 김효진 기자 jin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