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슈퍼 GS수퍼마켓 홈플러스익스프레스 등 기업형 슈퍼마켓(SSM)들이 값싸고 질 좋은 자체상표(PB) 상품 확대에 앞다퉈 나서고 있다. 대형마트의 저가 공세에 맞서 경쟁력 있고 차별화된 상품을 확보해 소비자들을 끌어들이기 위해서다.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 간 치열한 PB상품 경쟁이 SSM으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GS수퍼마켓은 최근 '국내 최저가'를 표방한 PB인 '1974'를 선보였다. GS수퍼마켓 1호점이 개점한 해를 브랜드화한 '1974'는 동급 상품을 국내 유통매장 중 가장 낮은 가격에 출시하는 것을 컨셉트로 잡았다. 첫 상품은 부산우유와 함께 만든 '1974 우유'(900㎖).가격은 1280원으로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의 PB 우유(1ℓ)보다 100㎖당 7~8%,서울우유 등 브랜드 상품보다는 평균 25% 싸다.

이 상품은 지난달 출시하자마자 서울우유를 누르고 GS매장에서 우유 판매량 1위에 올랐다. 내달 초에는 후속으로 '1974 만두' '1974 두부' 등을 기존 브랜드 상품 대비 30~40% 싸게 내놓을 계획이다. GS수퍼마켓은 '1974' 외에 '함박웃음' 'SnF' 등 PB를 통해 모두 3000여개 상품을 운영하고 있다.

롯데슈퍼는 올 들어 롯데마트와는 별도로 자체 개발한 PB인 '와이즐렉 세이브' 상품군을 확대해 상품 수를 최근 110여개까지 늘렸다. 원가와 이익을 최소화해 가격을 낮춘 상품들이다. 대표 상품은 '와이즐렉 세이브 참치'(100g · 990원)로 동원참치 등 브랜드상품에 비해 30~40% 저렴하다. 또 최근 늘고 있는 '3인 가족'을 겨냥해 국내 처음으로 1.5ℓ 용량의 우유를 PB 상품으로 선보였다. 롯데슈퍼는 총 1000여개 품목을 PB로 판매하고 있다.

홈플러스익스프레스도 대형마트인 홈플러스가 개발한 PB상품의 판매 비중을 늘리고 있다. 슈퍼마켓에 적합한 소량 상품 위주다. 330㎡(100평)짜리 매장 기준으로 전체 3000여개 품목 중 25% 수준인 750여개를 PB상품으로 채우고 있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일반 브랜드 상품에 비해 10% 이상 저렴한 PB상품이 소비자들로부터 인기를 끌고 있다"고 설명했다.

SSM 간 PB상품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경쟁사뿐 아니라 대형마트나 온라인몰 등 다른 업태와 경쟁하기 위해서는 가격경쟁력을 갖춘 차별화한 상품이 필요한 데다 각 업체들은 최근 3~4년 새 전국에 걸친 점포망 확대와 매출 증가로 제조업체에 값싼 PB상품 개발을 요구할 만한 구매파워를 갖췄기 때문이다.

김제윤 GS수퍼마켓 MD(상품구성)기획팀장은 "SSM 간 상품 차별화 경쟁이 신선식품에서 PB를 앞세운 가공식품과 생활용품 쪽으로 확산되고 있다"며 "우유 두부 등 소비자들이 많이 찾는 품목을 중심으로 가격과 품질 경쟁이 심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