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닷컴] 아프리카 최대 경제 대국인 남아프리카공화국 경제에 빨간불이 켜졌다.월드컵 특수에도 불구하고 경기 회복 속도가 둔화되고 있는 가운데 공공노조의 파업으로 경제가 타격을 받고 있다.

영국 경제전문지 이코노미스트는 27일 “남아공 경제가 높은 실업률과 경기 회복세 둔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월드컵을 성공리에 치뤘다는 자신감에 상처를 입었다”고 보도했다.월드컵 개최가 남긴 막대한 재정적자도 남아공 경제엔 큰 고민거리다.
◆25%에 이르는 높은 실업률

지난 24일 남아공 통계청은 올 2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전분기 대비 3.2% 증가했다고 발표했다.지난 1분기 성장률(4.6%)에 크게 못 미쳤을 뿐 아니라 시장 예상치(3.6%)도 밑돌았다.지난해 3분기부터 이어진 플러스 성장을 계속하긴 했지만 경기회복 속도가 점차 둔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월드컵 특수가 기대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도 나온다.이에 따라 올해 GDP 증가율은 기존 전망치인 7%를 크게 밑돌 전망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높은 실업률도 경기둔화를 부추기고 있다.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지난달 발간한 보고서에서 남아공의 실업률이 25.2%로 조사대상 60개국 중 가장 높다고 밝혔다.게다가 16~24세 연령층에선 절반이 일자리가 없다.이에 따라 남아공 국민들의 3분의 1 이상이 하루 2달러 미만의 소득으로 생활하고 있다.OECD는 “남아공 경제가 성장하기 위해선 높은 실업률 문제를 가장 먼저 해결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월드컵 개최가 남긴 막대한 재정적자

월드컵이 끝난 직후부터 본격화된 파업도 남아공 경제에 고민거리다.공무원과 교사,경찰 등 100만여명으로 구성된 공공노조는 18일부터 정부의 임금 인상안에 반발,일주일 동안 무기한 총파업을 벌이고 있다.국립병원 의사와 간호사들도 파업에 가담하면서 환자들이 방치되는 등 의료 대란이 지속되고 있다.국립학교 수업도 대부분 중단됐다.여기에 200만명이 가입된 최대 남아공 최대 노조단체인 남아공노동조합총연맹(Cosatu)도 공공노조의 파업에 동참할 것으로 보여 전국적인 총파업이 예상된다.

이번 파업은 월드컵 개최를 통해 불어난 정부의 재정적자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축구경기장 및 관련 인프라 건설 등 월드컵에 따른 재정지출이 불어나면서 지난해 말 기준으로 GDP 대비 재정적자는 6.7%까지 치솟았다.남아공은 2007년까지 흑자재정을 유지해 왔었다.공공노조는 최근 물가가 계속 오르고 있다며 8.6% 임금 인상을 요구하고 있으나 남아공 정부는 여전히 7% 수준의 임금 인상안을 고수하고 있다.정부는 불어난 재정적자 때문에 노조의 임금인상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노코미스트는 이번 파업으로 인해 남아공 경제가 하루 10억랜드(약 1600억원)의 손실을 입고 있다고 분석했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