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이 세계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로 1190원대 중반에서 상승 마감했다.

2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6.6원 상승한 1196.6원에 장을 끝냈다.

이날 환율은 미국 뉴욕증시의 하락세와 시장 불확실성에 따라 상승 압력을 받으며 1198원에 출발, 이후 수출업체의 네고물량 공급과 국내 증시의 상승 전환에 힘입어 아래쪽으로 밀려났다. 장중 한 때 1192.9원까지 내려갔던 환율은 결제 수요에 의한 지지를 확인하며 1190원대 중반에서 등락을 거듭했다.

오후 들어 국내 증시의 코스피지수와 아시아 외환시장에서 유로달러 환율이 낙폭을 줄이면서 환율에 추가 하락 압력을 가했다. 장 막판 결제 수요와 숏커버성(달러 재매입) 매매가 집중되며 1190원대 중반까지 오른 채 거래를 마쳤다.

변지영 우리선물 애널리스트는 "이날 환율은 장 초반 큰 폭의 오름세를 보이며 출발했지만 이후 이렇다 할 움직임을 보이지는 않았다"며 "주요 이벤트를 앞두고 경계 심리가 퍼지며 포지션 플레이를 잡기에 부담스러워 하는 모습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한국은행이 발표한 7월 경상수지가 흑자로 나타나며 서울 환시 참가자들의 롱 플레이(달러 매수, 원화 매도)에 부담으로 작용했다"며 "하지만 시장에 선반영된 측면이 있고 8월 경상수지는 큰 폭으로 줄어들 것으로 전문가들이 예상하면서 상승을 제한하는 수준에서 그쳤다"고 언급했다.

이날 한은이 발표한 7월 경상수지는 지난해 3월에 이어 사상 두 번째로 큰 흑자폭을 보이며 58억8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밤사이 미 노동부가 발표한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신청자 수는 47만3000명으로 전주보다 3만1000명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최근의 주택시장 부진과 미 정부가 발표 예정인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확정치가 애초 발표한 2.4%보다 훨씬 낮은 약 1.4%로 조정될 것으로 알려지며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 심리를 자극했다.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의 발언에 따른 시장 불확실성도 이날 환율에 하방 경직성을 강화시켰다.

국내 주식시장에서 코스피지수는 등락을 거듭하다가 약보합권에서 거래를 마쳤다. 6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보이며 전날보다 0.20포인트(0.01%) 내린 1729.56을 기록했다. 코스닥지수는 3.01포인트(0.65%) 떨어진 461.52를 나타냈다. 외국인 투자자는 1360억원가량의 주식을 순매도하며 환율 하락을 제한했다.

일본 주식시장에서 닛케이지수는 전날보다 1% 가까이 올랐지만 9000선을 회복하지 못한 채 8991.06에 장을 마감했다.

수급 면에서는 상단에서 대기하고 있던 네고 물량도 있었지만 결제 수요도 꾸준한 모습이었다.

한 시중은행 외환딜러는 "시장참가자들이 적극적인 포지션 플레이를 할 수 없었기 때문에 실수급에 따라 오르내렸다"며 "네고물량이 1190원대 후반에 자리하고 있었지만 결제 수요도 만만치 않아 1190원대 중반 흐름을 이어갔다"고 말했다.

아시아 외환시장에서 유로달러 환율은 오후 4시32분 현재 1.2711달러를, 엔달러 환율은 84.72엔을 기록 중이다.

한경닷컴 이민하 기자 mina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