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국방위원장이 27일 창춘에서 중국 지도부와 회담을 한 이후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김 위원장은 이번 방중의 최종 목적인 중국 지도부와의 면담이 성사돼 금명간 평양으로 다시 돌아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외교소식통들은 관측하고 있다.

우선 김 위원장은 창춘에서 중국 지도부를 만난 만큼 베이징으로 갈 이유가 없고,평양으로 서둘러 돌아가야 할 사정도 없다는 게 외교가의 분석이다. 김 위원장과의 면담을 기대했던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은 이날 오전 북한에 억류돼 있다 석방된 곰즈씨를 데리고 미국으로 떠났기 때문이다. 대북 소식통들은 "카터 전 대통령이 방중 일정을 당초 1박2일에서 하루만 연장한 후 곧바로 떠난 것은 김 위원장과 면담이 어렵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것"이라며 "김 위원장의 중국 체류기간이 좀 더 길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한 외교 소식통은 "창춘은 지린성의 성도이고 공업이 발달한 도시라는 점에서 김 위원장이 중국 수뇌부와의 회담을 전후해 창춘의 공장 등 경제 현장을 시찰하는 일정이 포함돼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회담 결과에 따라 중국 지도부와의 회동사실과 함께 경제시찰 모습을 언론에 대대적으로 공개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베이징의 소식통에 따르면 김 위원장 일행은 27일 창춘 난후호텔에 여장을 풀고 1박을 한 다음 필요에 따라서는 1박 또는 2박을 더 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물론 김 위원장의 건강상태 등을 고려하면 장기간 중국에 체류할 가능성은 낮다.

귀국 행로로는 우선 창춘~쓰핑~선양~단둥~신의주 노선을 이용할 공산이 커 보이나 왔던 길을 되돌아가는 창춘~쓰핑~퉁화~지안~만포 노선을 선택할 수도 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