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 제조회사의 출범과 함께 시작해 브랜드를 유지하면서 연간 80억~100억원대의 매출을 꾸준히 올리는 '숨은 효자 상품'들이 눈길을 끈다.

롯데제과는 1977년 '조안나' 등 10여종의 아이스크림을 처음으로 선보였다. 이 가운데 지금까지도 시판되고 있는 것은 '조안나'가 유일하다. 33년간 1억개가량 판매된 이 제품의 특징은 아이스크림 비수기인 겨울에도 꾸준히 팔린다는 것.이 제품은 매년 80억원 이상 판매되고 있으며,여름 매출(6~8월)과 겨울 매출(12~2월)이 각각 21억원 수준으로 비슷하다. 빙과류는 보통 여름철 매출이 다른 계절보다 30~50% 이상 많은 것과는 다르다.

겨울에도 인기 있는 이 아이스크림의 비결은 바로 '유지방'에 있다. 롯데제과 관계자는 "'조안나명품'의 경우 제품의 50%가 우유"라며 "유지방이 많아 다른 바 제품과 달리 부드럽고 차갑지 않기 때문에 겨울에도 많은 이들이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해태제과의 '연양갱'도 마찬가지다. 1945년 해태제과가 출범하면서 가장 먼저 선보인 이 제품은 현재 시장점유율 80%로,작년에는 약 18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등 64년간 해태제과의 '숨은 효자상품'으로 자리 잡았다. 올 상반기 매출은 약 111억원으로 작년 상반기(93억원)보다 20% 가까이 늘었다.

10년 전 매출은 지금의 40% 수준이었으나 최근 웰빙 열풍과 레저족 증가에 힘입어 '영양간식'으로 인기가 높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2004년에는 호두를 함유해 단맛을 싫어하는 이들도 즐겨 먹을 수 있는 제품을 내놓는 한편 이듬해에는 홍삼 농축액을 함유한 제품을 내놓는 등 지속적으로 리뉴얼한 것도 인기 비결로 꼽힌다.

삼립식품의 '크림빵'도 1964년에 출시된 이후 약 16억개가 팔렸고,작년에는 95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크림빵이 오랫동안 명맥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고객 연령층이 다양하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회사 관계자는 "크림빵의 모양은 개발 초기부터 지금까지 동일하다"며 "옛 추억을 떠올리게 해 50대 이상 고객층에서도 인기가 많은 한편 초코크림빵 치즈크림빵 등 10대 입맛을 겨냥한 '크림빵 틴틴시리즈'도 많이 팔린다"고 말했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