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연3%대 금리 '집단대출'에 속 터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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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D금리 내리자 이자율 추락
일부는 역마진 생겨 한숨만
일부는 역마진 생겨 한숨만
은행들이 시장금리 하락으로 일부 아파트 집단대출에서 역마진이 발생해 속앓이를 하고 있다. 전체 주택담보대출의 10%가량에서 역마진이 나고 있기 때문이다.
29일 금융계에 따르면 은행들은 2006~2007년 부동산 활황기에 경쟁적으로 아파트 집단대출을 늘리면서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에 1%포인트 미만의 가산금리를 붙여 돈을 빌려줬다. 올 들어 CD금리가 연 2%대에 머물면서 대출금리가 1년 정기예금 금리(연 3.8% 안팎)보다 0.5~1%포인트 낮은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집단대출 경쟁으로 역마진
아파트 집단대출은 신규 아파트 분양자나 재건축아파트 소유자들을 대상으로 개별 심사 없이 단체로 해주는 중도금 · 잔금 대출을 말한다. 집단대출의 90% 이상은 가계대출의 일종인 주택담보대출 형태로 이뤄진다.
집단대출 금리는 다른 대출 금리보다 낮게 적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집단대출 고객을 상대로 다른 금융상품을 팔면 추가 수익을 낼 수 있고,은행 자산도 손쉽게 부풀릴 수 있어서다.
2006~2007년 부동산 시장 활황을 타고 은행들은 과당경쟁을 벌였다. 은행들은 변동 금리인 CD연동대출 가산금리를 일반 대출에 보통 2~3%포인트를 붙이지만 당시 집단대출에는 1%포인트도 채 붙이지 않았다. 집단대출 가산금리는 보통 0.6~0.7%포인트였다. 지역에 따라서는 0.4~0.5%포인트의 가산금리만 붙인 은행들도 있었다. 당시 CD금리가 연 5%대였기 때문에 대출금리는 연 6% 정도로 은행들이 수익을 낼 수 있었다.
문제는 글로벌 금융위기에서 벗어났는데도 CD금리가 여전히 연 2%대를 유지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올해 초 연 2.24%까지 떨어졌던 CD금리는 현재 연 2.63% 선에서 멈춰있다. 2007년에 이뤄진 집단대출을 받은 고객들이 부담하고 있는 이자율은 연 3~4.3% 정도에 불과하다. 은행 1년 정기예금 금리가 연 3.8% 안팎이어서 역마진이 날 수밖에 없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역마진이 나는 집단대출은 전체 주택담보대출의 10% 정도"며 "다른 부문에서 발생한 이익을 갉아먹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 우리 신한 하나 등 4대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지난 6월 말 현재 170조원에 달한다. 역마진이 나는 집단대출은 17조원 정도다. 집단대출 역마진이 0.5%포인트 정도 된다고 가정하면 연간 750억원 정도의 손실이 발생하는 셈이다.
은행들은 나름대로 집단대출 역마진 해소 방안을 강구하고 있지만 뾰족한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있다. 집단대출은 주택담보대출 형태여서 만기가 10~20년으로 장기인 경우가 많다.
◆주택담보대출 증가 지속
은행들의 집단대출은 최근 들어서도 늘어나고 있다. 올 들어 시중자금이 은행으로 몰리고 있으나 정작 은행들은 대출할 곳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은행들은 수도권을 중심으로 아파트 집단대출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은행별 집단대출 잔액은 신한은행이 올해 상반기 중 1조원 늘었다. 하나은행 4000억원,기업은행 1300억원,우리은행이 600억원 증가했다.
반면 국민은행은 1조6000억원 정도 줄었다. 국민은행은 다른 은행들보다 집단대출 규모가 많아 과거 취급한 집단대출이 상환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정재형 기자 jjh@hankyung.com
29일 금융계에 따르면 은행들은 2006~2007년 부동산 활황기에 경쟁적으로 아파트 집단대출을 늘리면서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에 1%포인트 미만의 가산금리를 붙여 돈을 빌려줬다. 올 들어 CD금리가 연 2%대에 머물면서 대출금리가 1년 정기예금 금리(연 3.8% 안팎)보다 0.5~1%포인트 낮은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집단대출 경쟁으로 역마진
아파트 집단대출은 신규 아파트 분양자나 재건축아파트 소유자들을 대상으로 개별 심사 없이 단체로 해주는 중도금 · 잔금 대출을 말한다. 집단대출의 90% 이상은 가계대출의 일종인 주택담보대출 형태로 이뤄진다.
집단대출 금리는 다른 대출 금리보다 낮게 적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집단대출 고객을 상대로 다른 금융상품을 팔면 추가 수익을 낼 수 있고,은행 자산도 손쉽게 부풀릴 수 있어서다.
2006~2007년 부동산 시장 활황을 타고 은행들은 과당경쟁을 벌였다. 은행들은 변동 금리인 CD연동대출 가산금리를 일반 대출에 보통 2~3%포인트를 붙이지만 당시 집단대출에는 1%포인트도 채 붙이지 않았다. 집단대출 가산금리는 보통 0.6~0.7%포인트였다. 지역에 따라서는 0.4~0.5%포인트의 가산금리만 붙인 은행들도 있었다. 당시 CD금리가 연 5%대였기 때문에 대출금리는 연 6% 정도로 은행들이 수익을 낼 수 있었다.
문제는 글로벌 금융위기에서 벗어났는데도 CD금리가 여전히 연 2%대를 유지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올해 초 연 2.24%까지 떨어졌던 CD금리는 현재 연 2.63% 선에서 멈춰있다. 2007년에 이뤄진 집단대출을 받은 고객들이 부담하고 있는 이자율은 연 3~4.3% 정도에 불과하다. 은행 1년 정기예금 금리가 연 3.8% 안팎이어서 역마진이 날 수밖에 없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역마진이 나는 집단대출은 전체 주택담보대출의 10% 정도"며 "다른 부문에서 발생한 이익을 갉아먹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 우리 신한 하나 등 4대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지난 6월 말 현재 170조원에 달한다. 역마진이 나는 집단대출은 17조원 정도다. 집단대출 역마진이 0.5%포인트 정도 된다고 가정하면 연간 750억원 정도의 손실이 발생하는 셈이다.
은행들은 나름대로 집단대출 역마진 해소 방안을 강구하고 있지만 뾰족한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있다. 집단대출은 주택담보대출 형태여서 만기가 10~20년으로 장기인 경우가 많다.
◆주택담보대출 증가 지속
은행들의 집단대출은 최근 들어서도 늘어나고 있다. 올 들어 시중자금이 은행으로 몰리고 있으나 정작 은행들은 대출할 곳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은행들은 수도권을 중심으로 아파트 집단대출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은행별 집단대출 잔액은 신한은행이 올해 상반기 중 1조원 늘었다. 하나은행 4000억원,기업은행 1300억원,우리은행이 600억원 증가했다.
반면 국민은행은 1조6000억원 정도 줄었다. 국민은행은 다른 은행들보다 집단대출 규모가 많아 과거 취급한 집단대출이 상환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정재형 기자 j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