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신종 광물자원공사 사장 "리튬 등 희소금속 확보 지금 나서야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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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기로 아직 경쟁 덜해
자원대국과 협력 강화해야
30시간 넘게 걸려 6차례 방문
볼리비아와 MOU 체결 보람
자원대국과 협력 강화해야
30시간 넘게 걸려 6차례 방문
볼리비아와 MOU 체결 보람
"전 세계적인 희소 금속 확보전은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아직 본격화되지 않았습니다. 지금이 우리에게는 기회입니다. 가격이 급등하기 전에 볼리비아 같은 자원 대국과 협력을 강화해야 합니다. "
김신종 한국광물자원공사 사장(60)은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의 한국 방문으로 맺은 리튬 개발사업 양해각서(MOU)는 희소 금속 확보의 큰 전기를 마련한 것이라며 29일 이같이 밝혔다. 볼리비아에서 리튬을 최종 확보하기까지는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은 만큼 민 · 관이 함께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김 사장은 산업자원부(현 지식경제부)에서 30년 가까이 일한 에너지 · 자원 전문가로 2008년 7월 광물자원공사 사장에 취임했다. ▼볼리비아와 체결한 양해각서에 어떤 내용이 담겼나.
"각서 내용을 모두 공개할 수는 없다. 기본적으로 '리튬을 개발할 수 있게 협력해보자'는 수준이다. 한국이 어떤 역할을 하고,어느 정도 리튬을 공급받을 수 있는지 등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볼리비아가 한국에 '러브콜'을 보낸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 안심할 단계는 아니다. "
▼그렇다면 각서의 의미는.
"아직 구체적인 내용이 정해지지 않았지만 한국이 리튬 개발권에 가장 가까이 다가가게 된 것은 사실이다. 볼리비아 리튬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프랑스 일본 중국 캐나다 브라질 등 경쟁국들에 한발 앞선 것이다. 전세계 리튬 매장량의 절반이 볼리비아 우유니 소금호수에 있다. "
▼한국이 선택된 이유는.
"볼리비아는 소금물에서 리튬을 추출하는 기술이 없어 그동안 개발하지 못했다. 그런데 여러 나라가 제안한 기술 가운데 한국 것이 가장 효율적이고 경제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상득 의원(한나라당)과 함께 감성에 호소한 것도 컸다. "
▼감성 호소가 무슨 뜻인가.
"처음에는 모랄레스 대통령이 '리튬 사업을 우방인 베네수엘라나 이란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볼리비아는 과거 300년간 스페인의 식민지였기 때문에 다른 나라들에 대한 경계심이 많다. '리튬만 빼가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그래서 한국 역시 과거 쓰라린 식민지 경험이 있어 절대 '먹튀(먹고 튀는 행위)'는 하지 않는다고 설득했다. 필요한 리튬만 정당하게 사가고,여기서 번 돈은 재투자하겠다고 했더니 마음을 열기 시작했다. "
▼볼리비아 출장 때 기억나는 일은.
"지난해부터 볼리비아를 여섯 차례 방문해 모랄레스 대통령을 네 번 만났다. 인천공항에서 볼리비아 수도인 라파스까지 가려면 미국 로스앤젤레스(LA)와 페루 리마를 경유해야 한다. 30시간이 넘게 걸리는 고된 여정이다. 지난 15일에는 한국 자원협력대표단과 함께 우유니 소금호수로 가는데,지역개발을 요구하는 현지 시위대 때문에 길이 막혀 20여시간 동안 꼼짝없이 차 안에 갇혀 있기도 했다. "
▼다른 공기업들도 해외자원 개발을 많이 추진하고 있다.
"희소 금속을 확보하려면 장기적인 전략을 세우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자원은 몇 십년 뒤를 바라보고 투자해야 한다. 그런데 공기업 사장 임기가 3년밖에 되지 않고,1년마다 평가를 받기 때문에 장기 투자하기가 쉽지 않다. 많은 공기업들이 단기 성과를 낼 수 있는 프로젝트에 주력하고 있어 안타깝다. "
▼해외 자원투자 전략은.
"한국은 대부분의 자원을 캐내기 직전의 생산 광구에 투자한다. 증시 상장을 앞둔 기업에 투자하는 것처럼 말이다. 그러나 이런 투자는 안정적일지는 몰라도 수익성이 낮다. 우리는 포트폴리오의 절반을 탐사 단계의 초기 투자로 채우고 있다. 볼리비아가 대표적이다. 리스크(위험)는 있겠지만 지금은 베팅을 해야 할 시점이다. "
▼민간 기업인 같다는 말을 듣는다.
"산자부에서 정책과 관련한 서류 업무를 하는 게 좀 답답했다. 그래서 광물자원공사로 왔을 때 원없이 한번 뛰어보겠다고 생각했다. 공기업은 민간이 하기 힘든 일을 해야 한다. 모두가 망설이고 있을 때 한국가스공사가 인도네시아에서 액화천연가스(LNG)를 들여온 것처럼 말이다. "
서욱진/서기열 기자 venture@hankyung.com
김신종 한국광물자원공사 사장(60)은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의 한국 방문으로 맺은 리튬 개발사업 양해각서(MOU)는 희소 금속 확보의 큰 전기를 마련한 것이라며 29일 이같이 밝혔다. 볼리비아에서 리튬을 최종 확보하기까지는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은 만큼 민 · 관이 함께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김 사장은 산업자원부(현 지식경제부)에서 30년 가까이 일한 에너지 · 자원 전문가로 2008년 7월 광물자원공사 사장에 취임했다. ▼볼리비아와 체결한 양해각서에 어떤 내용이 담겼나.
"각서 내용을 모두 공개할 수는 없다. 기본적으로 '리튬을 개발할 수 있게 협력해보자'는 수준이다. 한국이 어떤 역할을 하고,어느 정도 리튬을 공급받을 수 있는지 등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볼리비아가 한국에 '러브콜'을 보낸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 안심할 단계는 아니다. "
▼그렇다면 각서의 의미는.
"아직 구체적인 내용이 정해지지 않았지만 한국이 리튬 개발권에 가장 가까이 다가가게 된 것은 사실이다. 볼리비아 리튬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프랑스 일본 중국 캐나다 브라질 등 경쟁국들에 한발 앞선 것이다. 전세계 리튬 매장량의 절반이 볼리비아 우유니 소금호수에 있다. "
▼한국이 선택된 이유는.
"볼리비아는 소금물에서 리튬을 추출하는 기술이 없어 그동안 개발하지 못했다. 그런데 여러 나라가 제안한 기술 가운데 한국 것이 가장 효율적이고 경제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상득 의원(한나라당)과 함께 감성에 호소한 것도 컸다. "
▼감성 호소가 무슨 뜻인가.
"처음에는 모랄레스 대통령이 '리튬 사업을 우방인 베네수엘라나 이란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볼리비아는 과거 300년간 스페인의 식민지였기 때문에 다른 나라들에 대한 경계심이 많다. '리튬만 빼가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그래서 한국 역시 과거 쓰라린 식민지 경험이 있어 절대 '먹튀(먹고 튀는 행위)'는 하지 않는다고 설득했다. 필요한 리튬만 정당하게 사가고,여기서 번 돈은 재투자하겠다고 했더니 마음을 열기 시작했다. "
▼볼리비아 출장 때 기억나는 일은.
"지난해부터 볼리비아를 여섯 차례 방문해 모랄레스 대통령을 네 번 만났다. 인천공항에서 볼리비아 수도인 라파스까지 가려면 미국 로스앤젤레스(LA)와 페루 리마를 경유해야 한다. 30시간이 넘게 걸리는 고된 여정이다. 지난 15일에는 한국 자원협력대표단과 함께 우유니 소금호수로 가는데,지역개발을 요구하는 현지 시위대 때문에 길이 막혀 20여시간 동안 꼼짝없이 차 안에 갇혀 있기도 했다. "
▼다른 공기업들도 해외자원 개발을 많이 추진하고 있다.
"희소 금속을 확보하려면 장기적인 전략을 세우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자원은 몇 십년 뒤를 바라보고 투자해야 한다. 그런데 공기업 사장 임기가 3년밖에 되지 않고,1년마다 평가를 받기 때문에 장기 투자하기가 쉽지 않다. 많은 공기업들이 단기 성과를 낼 수 있는 프로젝트에 주력하고 있어 안타깝다. "
▼해외 자원투자 전략은.
"한국은 대부분의 자원을 캐내기 직전의 생산 광구에 투자한다. 증시 상장을 앞둔 기업에 투자하는 것처럼 말이다. 그러나 이런 투자는 안정적일지는 몰라도 수익성이 낮다. 우리는 포트폴리오의 절반을 탐사 단계의 초기 투자로 채우고 있다. 볼리비아가 대표적이다. 리스크(위험)는 있겠지만 지금은 베팅을 해야 할 시점이다. "
▼민간 기업인 같다는 말을 듣는다.
"산자부에서 정책과 관련한 서류 업무를 하는 게 좀 답답했다. 그래서 광물자원공사로 왔을 때 원없이 한번 뛰어보겠다고 생각했다. 공기업은 민간이 하기 힘든 일을 해야 한다. 모두가 망설이고 있을 때 한국가스공사가 인도네시아에서 액화천연가스(LNG)를 들여온 것처럼 말이다. "
서욱진/서기열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