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으로 가는 전철 안에서 강의 듣고 학점 따세요. "

순천향대(충남 아산)가 전철로 통학하는 수도권 학생들을 위해 '열차 강의실'을 운영한다. 이 대학은 30일 서울역 승강장에서 코레일과 '저탄소 녹색성장을 위한 친환경 열차 강의실 운영'을 위한 협약을 맺고 열차 강의를 시작할 예정이다. '달리는 강의실'은 친환경 열차인 '누리로'의 서울역~신창 · 순천향대역 1호선 전철 구간에 개설된다. 실제 강의는 수원역~신창 · 순천향대역 구간에서 1시간가량 이뤄진다. 최고 시속 150㎞의 좌석형 전동열차 '누리로'는 고속으로 달릴 때도 진동과 소음이 적어 '강의실 객차'를 운영하기에 적합하다.

첫 강의는 30일 오전 8시13분 서울역을 출발하는 '누리로'(1727열차)에서 손풍삼 순천향대 총장,허준영 코레일 사장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다. 손 총장은 '녹색성장을 리드하는 열차강의'를 주제로 수강생 60명에게 특강을 할 예정이다.

매주 월요일 오전 8시13분 서울발 하행선 전철에서는 '재미있는 법정영화 이야기' 과목의 수업이 이뤄진다. 매주 목요일과 금요일 오후 4시 신창 · 순천향대역을 출발하는 상행선에서는 '지구환경과 온난화''길 위의 문학' 과목이 각각 운영된다.

이들 3과목은 모두 교양과정으로 수강생들은 학점을 인정받게 된다. 대학 측은 열차 강의 수강생에게 요금을 지원키로 했다. 열차강의는 학생들의 호응에 힘입어 3과목 모두 정원이 마감됐다. 코레일은 강의가 원활하게 이뤄지도록 66석이 정원인 '누리로' 객차 안에 4개의 19인치 LCD 영상모니터와 4대의 스피커,빔 프로젝터,무선마이크 등의 설비를 갖췄다.

대학 관계자는 "전철로 통학하는 수도권 학생들이 시간과 비용을 아낄 수 있게 됐다"며 "천안과 아산지역 8개 대학이 학점을 교류하는 만큼 앞으로 다른 대학 학생들이 수강할 수 있는 방안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순천향대는 2002년 9월부터 2008년 12월까지 장항선 구간(온양온천역~서울역) 새마을호 열차에서 전국 대학 중 처음으로 열차강의(7년간 45개 강좌)를 개설 · 운영했다. 이 강의는 모두 2043명이 수강했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