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 내비게이션' 책을 펴자] 이번엔 다르다 "예측 가능했던 이번 위기…적어도 몇년 더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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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더미 위의 호황은
늘 금융위기로 막내려
위기 감지능력 키워라
늘 금융위기로 막내려
위기 감지능력 키워라
"모든 게 잘 돌아가고 있는데 왜 걱정을 사서 하나?""지금은 그때하고 상황이 달라.펀드멘털도 튼튼하고 대비책도 충분히 세워놓았다니까. "
미래에 대한 진심 어린 걱정과 충고에 이런 식으로 반응한 결과는 늘 위기로 나타났다. 1980년대 멕시코 · 아르헨티나 · 브라질 등 신흥시장 국가들의 연쇄부도가 그랬고,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도 그랬다. 따라서 이런 과오를 되풀이하지 않으려면 위기를 감지하는 능력을 키우고,모든 상황을 겸허하게 받아들이는 자세가 필요하다.
1996~2006년 주택가격 상승률에서 물가 상승률을 뺀 미국의 주택 실질가격 상승률은 92%에 달했다. 집값은 해외차입을 통해 더욱 부풀려졌지만 사람들은 미국이 신흥시장과 같은 금융위기를 겪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세계화와 기술의 발전,고도의 선진 금융시스템,금융통화 정책에 대한 높은 이해와 대출채권 유동화 등이 금융시장을 튼튼하게 지켜줄 것이라고 믿었던 것이다. 그러나 서브프라임 모기지사태를 필두로 한 미국발 금융위기는 세계 경제를 큰 위기로 몰아넣었다.
케네스 로고프 하버드대 교수와 카르멘 라인하트 메릴랜드대 교수는 《이번엔 다르다》(다른 세상,2만2000원)에서 이 같은 사실을 지적하면서 인류가 겪어온 금융위기의 근본 원인은 하나로 귀결된다고 설명한다. 지난 800년간 세계 66개국에서 발생한 금융위기와 재정파탄 사례를 연구한 결과 호황과 불황은 늘 반복되며,지나친 부채로 이뤄진 호황은 늘 금융위기로 막을 내린다는 것이다.
미국 뉴욕대의 세계적인 경제학자 누리엘 루비니 교수는 2006년 9월 "곧 전무후무한 주택시장 붕괴,오일 쇼크,급격한 소비경기 위축,그에 따른 장기적인 경기침체로 국가 경제가 큰 타격을 받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전문가들은 그의 말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지만 1년반이 지나자 모든 것이 사실로 드러나기 시작했다.
루비니 교수와 스티븐 미흠 조지아대 교수는 그래서 미국발 금융위기의 원인과 그 이후를 전망한 《위기 경제학》(청림출판,2만2000원)에서 "위기란 예외적인 현상이 아니라 일반적인 현상이며 경제위기란 대부분 거품 경제에서 시작되는 일반적이며 상대적으로 예측하고 깨닫기 쉬운 현상"이라고 규정한다. 이들은 "최근의 금융위기 역시 예측 가능한 경로를 따라 진행된 것이며 그 여파가 적어도 몇 년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본다.
《성공하는 기업들의 8가지 습관》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 등의 베스트셀러 저자 짐 콜린스는 《위대한 기업은 다 어디로 갔을까》(김영사,1만3000원)에서 성공가도를 달리는 기업들이 몰락에 이르는 과정을 5단계로 보여주면서 몰락의 징후를 포착하는 방법을 제시한다.
몰락의 첫 단계이자 첫 번째 이유인 '성공으로부터 생겨나는 자만심'을 비롯해 원칙 없이 욕심을 내는 것,내부에서 제기되는 위험과 위기의 가능성을 부인하는 것,구원투수 찾아 헤매기,유명무실해지거나 몰락하는 단계까지 다양한 사례와 함께 보여준다.
자만심에 빠져 디지털기술로 이전하고 있는 무선통신시장의 변화에 대응하지 못한 채 아날로그기술을 고집하다 위기에 빠진 모토로라,과욕을 부리다 경쟁사인 월마트에 밀려 시장에서 사라져버린 유통업체 에임스 등 지금까지의 성과만 믿고 위험에 대한 경고 신호를 무시한 실패 사례들은 '좋은 약은 입에 쓰나 병에 이롭다(良藥苦於口利於病)'는 옛말을 떠올리게 한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