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네팔 카트만두 시내 비슈바사대 부설 한국어학당.네팔에서 유일한 대학 내 한국어학당이다. 수강료가 한 학기(6개월)에 1200루피(약 2만원)로 저렴한 편이어서 수강생(학기당 200명)을 모집할 때마다 경쟁률이 3 대 1을 넘어선다. 타네소르 번자데 강사(42)는 "2002년 월드컵과 한류열풍,삼성 현대 LG 등 한국 기업의 진출 등으로 네팔인들의 한국어에 대한 관심도 자연스레 높아졌다"고 말했다.

한국의 국격 상승,현지 기업체 진출,문화적 파급효과 등으로 한국어에 대한 관심이 아시아를 비롯해 전 세계에서 늘고 있다. 한국 정부가 주관하는 한국어능력시험(TOPIK) 응시자 수는 3~4년 사이 크게 늘었다.

권혁준 교육과정평가원 인재선발관리본부 담당자는 "지난해 국내외에서 19만명이 한국어능력시험에 응시했다"며 "올해는 20만명이 넘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특히 최근엔 한국어 열기가 유럽으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9월에는 스페인과 러시아,벨라루스가 처음으로 시험을 본다. 동남아시아 15개국 근로자들이 한국 취업을 위해 보는 한국산업인력공단의 한국어능력시험(EPS-TOPIK)도 현재까지 20회가 치러졌고 56만6944명이 응시했다.

산업인력공단 관계자는 "베트남과 몽골 등 한국취업쿼터 대상국가에서도 한국어 학원이 나라에 따라 100~200개씩 문을 열고 있다"며 "한국에서 일하고 돌아간 이들이 학원을 여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중동지방에서도 한류바람이 불면서 지난해 말 이집트에서 '중동,아프리카 한국어 말하기 대회'가 열리기도 했다.

정부도 적극적으로 한국어 보급에 나서고 있다. 지난 26~28일 충남 공주에선 한국어세계화재단이 '세계한국어교육자 대회'를 열었다. 세종학당과 한국문화원,한국교육원이 통합해 탄생한 세종학당의 권재욱 팀장은 "단일 브랜드로 국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전략"이라며 "현재 전 세계 20여개국 78개의 세종학당을 연말까지 100개 이상으로 늘리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