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부채 못 줄이면 잃어버린 10년 온다"…ECB 총재의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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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국 중앙銀 총재 잭슨 홀 회동
경제위기 해결책 '딴 목소리'
버냉키 "더블딥 우려 작다"
영국은 "경기부양이 더 시급"
경제위기 해결책 '딴 목소리'
버냉키 "더블딥 우려 작다"
영국은 "경기부양이 더 시급"
장 클로드 트리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각국이 공공부채를 줄이지 못하면 일본의 '잃어버린 10년'과 같은 상황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트리셰 총재는 28일 끝난 미국 와이오밍주 잭슨홀 콘퍼런스에서 주요국 중앙은행 총재 및 경제전문가들을 대상으로 한 연설을 통해 "부채를 안고 사는 결과에 대한 분명한 선례가 있다"며 "바로 1990년대 일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일부 정책 결정권자들이 단기적인 경제 전망만 본 채,부채가 무시할 만한 수준이며 지출을 늘릴 필요가 있다는 주장을 내놓는다"고 지적한 뒤 "하지만 이런 관점의 차용은 우리 경제에 매우 위험한 일"이라고 역설했다.
◆"1990년대 일본을 보라"
그는 실제로 1990년대 일본 은행들이 경영효율이 낮은 기업의 악성부채 상환을 연장해줘 국가경제에 악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그는 "부채 수준이 높은 상황에서 이를 줄이려는 계획이 없으면 결국 정부가 세율을 높이고 지출을 삭감해 부채를 감축하려 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며 "이 때문에 가계와 기업의 불확실성이 커질 위험이 있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무한정 부채를 안고 가기로 하는 선택은 정책 문제의 해법이 아니며 지속가능한 경제 회복을 보장하는 수단도 아니다"고 말했다.
트리셰 총재의 이 같은 긴축재정론은 그리스에서 비롯된 남유럽발 국가 재정위기를 다분히 의식한 발언이다. 영국과 미국의 적극적인 경기 부양론과는 상반된다. 이에 맞서 이 콘퍼런스에 참석한 찰스 빈 영국 중앙은행 부총재는 "경기 회복세를 제 궤도에 올려놓으려면 통화정책을 통한 경기 부양이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양적완화'거듭 시사한 버냉키
벤 버냉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이날 기조연설에서 미 경제의 디플레이션 위험이 크지 않다면서도 경기가 심각하게 악화될 경우 처방할 수 있는 4가지 부양책을 제시했다. △장기 증권 매입 △제로금리(연 0~0.25%) 기조 장기화 △은행이 FRB에 맡긴 초과지급준비금에 대한 이자(연 0.25%) 인하 △현재 비공식적으로 1.5~2.0%인 물가상승률 목표 상향 조정 등이다.
그는 이 가운데 장기 증권 매입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밝혀 양적완화 정책을 재개할 의지를 거듭 강력하게 내비쳤다. 시장에서는 지난 10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발표한 내용에 비해 보다 적극적이고 명확한 부양 의지를 보인 것이라고 환영했다. 당시 FOMC는 만기가 되는 주택담보대출(모기지) 증권의 원리금을 시중에서 흡수하지 않고 국채를 재매입하는 데 사용하겠다고 밝혀 주가가 오히려 하락했다. 내년 말까지 만기 도래하는 모기지 증권 규모는 4000억달러로 추정된다.
하지만 마틴 펠드스타인 하버드대 교수는 "FRB가 어떤 대응책을 내놓든 간에 바늘조차 움직이지 못할 것"이라며 "기준금리도 제로에 가깝지만 소비자와 기업들의 투자 수요를 만들어내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버냉키 의장은 외통수(bad spot)에 몰렸다"는 평가도 나온다.
워싱턴=김홍열 특파원 comeon@hankyung.com
◆ 잭슨 홀 콘퍼런스
미국 캔자스시티 연방은행이 매년 8월 주요국 중앙은행 총재와 경제전문가를 와이오밍주 해발 2100m 고지대의 휴양지인 잭슨홀에 초청해 갖는 친목 모임 겸 거시경제 토론회.지난 26~28일 열린 올해 콘퍼런스에는 40개국에서 110명의 인사들이 참석했다.
트리셰 총재는 28일 끝난 미국 와이오밍주 잭슨홀 콘퍼런스에서 주요국 중앙은행 총재 및 경제전문가들을 대상으로 한 연설을 통해 "부채를 안고 사는 결과에 대한 분명한 선례가 있다"며 "바로 1990년대 일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일부 정책 결정권자들이 단기적인 경제 전망만 본 채,부채가 무시할 만한 수준이며 지출을 늘릴 필요가 있다는 주장을 내놓는다"고 지적한 뒤 "하지만 이런 관점의 차용은 우리 경제에 매우 위험한 일"이라고 역설했다.
◆"1990년대 일본을 보라"
그는 실제로 1990년대 일본 은행들이 경영효율이 낮은 기업의 악성부채 상환을 연장해줘 국가경제에 악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그는 "부채 수준이 높은 상황에서 이를 줄이려는 계획이 없으면 결국 정부가 세율을 높이고 지출을 삭감해 부채를 감축하려 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며 "이 때문에 가계와 기업의 불확실성이 커질 위험이 있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무한정 부채를 안고 가기로 하는 선택은 정책 문제의 해법이 아니며 지속가능한 경제 회복을 보장하는 수단도 아니다"고 말했다.
트리셰 총재의 이 같은 긴축재정론은 그리스에서 비롯된 남유럽발 국가 재정위기를 다분히 의식한 발언이다. 영국과 미국의 적극적인 경기 부양론과는 상반된다. 이에 맞서 이 콘퍼런스에 참석한 찰스 빈 영국 중앙은행 부총재는 "경기 회복세를 제 궤도에 올려놓으려면 통화정책을 통한 경기 부양이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양적완화'거듭 시사한 버냉키
벤 버냉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이날 기조연설에서 미 경제의 디플레이션 위험이 크지 않다면서도 경기가 심각하게 악화될 경우 처방할 수 있는 4가지 부양책을 제시했다. △장기 증권 매입 △제로금리(연 0~0.25%) 기조 장기화 △은행이 FRB에 맡긴 초과지급준비금에 대한 이자(연 0.25%) 인하 △현재 비공식적으로 1.5~2.0%인 물가상승률 목표 상향 조정 등이다.
그는 이 가운데 장기 증권 매입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밝혀 양적완화 정책을 재개할 의지를 거듭 강력하게 내비쳤다. 시장에서는 지난 10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발표한 내용에 비해 보다 적극적이고 명확한 부양 의지를 보인 것이라고 환영했다. 당시 FOMC는 만기가 되는 주택담보대출(모기지) 증권의 원리금을 시중에서 흡수하지 않고 국채를 재매입하는 데 사용하겠다고 밝혀 주가가 오히려 하락했다. 내년 말까지 만기 도래하는 모기지 증권 규모는 4000억달러로 추정된다.
하지만 마틴 펠드스타인 하버드대 교수는 "FRB가 어떤 대응책을 내놓든 간에 바늘조차 움직이지 못할 것"이라며 "기준금리도 제로에 가깝지만 소비자와 기업들의 투자 수요를 만들어내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버냉키 의장은 외통수(bad spot)에 몰렸다"는 평가도 나온다.
워싱턴=김홍열 특파원 comeon@hankyung.com
◆ 잭슨 홀 콘퍼런스
미국 캔자스시티 연방은행이 매년 8월 주요국 중앙은행 총재와 경제전문가를 와이오밍주 해발 2100m 고지대의 휴양지인 잭슨홀에 초청해 갖는 친목 모임 겸 거시경제 토론회.지난 26~28일 열린 올해 콘퍼런스에는 40개국에서 110명의 인사들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