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토플 TESAT] "어려웠지만 역시 최고 경제시험 품격 느꼈다"
8회 테샛이 서울 건국대 등 전국 12개 일반 고사장과 7개 특별 고사장에서 5131명이 참가한 가운데 29일 일제히 시행됐다. 이날 수험생들은 오전 10시부터 11시40분까지 100분 동안 경제이론 시사 상황판단 분야 등에서 출제된 80문항을 풀며 자신의 경제지력을 테스트했다. 새벽부터 굵은 비가 내려 지각생이 많을 것으로 우려됐으나 테샛 시험에 대한 열기 때문인지 결시율은 15%에 그쳤다.

원희룡 한나라당 사무총장과 전현희 민주당 의원이 각각 당산중과 영동중에서 일반 수험생들과 나란히 시험을 치렀고, 동남산업 한국투자저축은행 등 기업 임직원들도 눈에 많이 띄었다. 부산에서는 회계사 20여명이 단체로 고사장을 찾아 눈길을 끌기도 했다. 수험생들은 8회 시험이 약간 어려워졌으나 문제의 품격은 더 높아진 것 같다는 반응을 보였다.

◆…부천의 휴대폰 안테나업체인 동남산업은 이 회사 성순현 사장이 올해 초부터 전체 임직원들의 경제마인드를 높이기 위해 테샛 응시를 주문해 이날 여러 명의 직원들이 함께 테샛을 치렀다. 동남산업 사내 연구소에서 엔지니어로 일하는 우인상씨는 "전자공학을 전공한 엔지니어라서 경제에 대해 거리감을 느꼈는데 사장님의 권유로 테샛을 준비하고 시험을 치르면서 경제이해력의 중요성을 절감하게 됐다"고 말했다.

화성 시청 민원실에서 근무하는 이향범씨(51)는 한국경제신문에 매일 연재되는 테샛 문제를 풀다 흥미를 느껴 이번 시험에 응시했다. 이씨는 "신문에 실린 기출문제를 매일 스크랩하면서 공부하고 있다"며 "문제가 상당히 수준이 높고 어려웠다"고 말했다. 한국산업단지공단 김해사업단의 윤호상씨(50)는 "회사에서 테샛 시험 응시를 권해 단체로 시험을 치렀다"며 "문제 수준이 높아 경제학 비전공자에겐 다소 힘들었다"고 밝혔다. 양희표씨(56 · 발해CNA 현장소장)는 십여년 전부터 한국경제신문을 애독하며 경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응시하게됐다면서 기출문제집과 동영상강의 등으로 평소 시간날 때마다 틈틈히 공부를 해왔는데 출제경향을 파악한 만큼 다음 번에 응시하면 이번보다 좋은 성적을 얻을 것으로 기대했다.

◆…명지대 경제학과 학생 20여명은 학교 지원을 받아 두 달간 스터디를 하며 이번 8회 시험에 응시했다. 당산중에서 치른 명지대 경제학과 이종호 홍주표 심다인 학생은 "테샛에서 좋은 점수를 얻기 위해 학과생 20여명이 A · B 두 개조로 나뉘어 두 달간 스터디를 했는데 학교에서 응시료와 공부에 필요한 복사비 등을 지원받았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지난 6월 중순부터 두 달동안 1주일에 두 번씩 모여 시사문제 등을 공부했다면서 스터디그룹에서 다룬 시사 문제들이 꽤 나왔다고 즐거워했다.

◆…이번 시험은 7회보다 다소 어려웠다는 의견이 많았다. 나희정씨(32 · 한국투자저축은행 여수지점)는 이해력을 구하는 문제가 많은 데다 지문이 길어 시험시간이 빠듯했다고 밝혔다. 그는 회사에서 지난 7월부터 테샛을 승진 등 인사고과에 반영하고 있다면서 문제를 쉽게 출제해 달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조동진씨(47 · SC제일은행 광주첨단점)는 시사문제가 줄어든 대신 응용과 이해력을 요구하는 문제가 많이 출제돼 시간 내 문제를 다 푸는 데 애를 먹었다고 말했다. 이용훈씨(24 · 전남대 경영학과 3)는 내쉬균형 우월전략균형 파레토효율 등을 묻는 문제는 단편적인 지식보다는 종합적인 이해를 구하는 문제여서 인상적이었다고 밝혔다. 이휘환씨(30 · 전남대 경제학과 4)는 논리적 사고력을 많이 요구하는 문제가 주류였던 것같다고 말했다.

아이디가 'yhj874'인 네티즌은 인터넷 카페 중 가장 많은 회원을 갖고 있는 테샛준비위원회(http://cafe.naver.com/soetan84)게시판에 "기출문제보다 어렵게 느껴졌지만 풀면서 정말 좋은 문제라고 감탄했다"며 "앞으로 빠짐없이 테샛에 응시하겠다"는 글을 올렸다. 아이디 'bcd8585'은 "테샛은 지금까지 치렀던 시험 중 가장 매력적인 시험"이라고 평가했다.

특별취재단=강현철 오춘호 최성국(광주) 장경영 백승현 박신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