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 수중도시 탐험…500km 해변 트레킹…색다른 유혹
터키 남부 안탈랴 지방은 고급스러운 휴양지로 이름 높다. 해안을 따라 이어진 높다란 성벽과 작고 평온한 백사장,그 옆의 포구 정경이 눈길을 사로잡는 곳이다. 카파도키아나 파묵칼레,에페수스 같은 터키 대표관광지를 모두 둘러본 이들의 여행 목적지로 각광받고 있다. 서부 지중해 여행도 겸하고 싶어하는 허니무너들도 많이 찾는다.

◆물속으로 가라앉은 '쪽빛 유적'

천년 수중도시 탐험…500km 해변 트레킹…색다른 유혹
게코바 유적이 안탈랴 지방 관광의 필수 코스다. 게코바는 수중 도시유적이다. 오랜 옛날 강도 높은 지진으로 인해 게코바반도가 물속으로 가라앉았다. 깊지 않은 바닷물 아래에 남아 있는 고대 도시 흔적이 보인다. 지중해의 비취빛 바닷물 속 고대도시에서 노니는 물고기의 모습이 마냥 한가롭다. 바다에 가라앉은 반도의 남은 부분이 케코바 섬이 됐다.

게코바를 제대로 즐기는 법은 따로 있다. 맑고 투명한 바닷물 덕에 맨눈으로도 고대 도시 유적을 볼 수 있지만 그것만으로는 만족할 수 없다. 인근 카쉬 지역에서 오전 8시부터 오후 6시까지 진행되는 케코바 섬 투어에 참여하는 게 순서다. 배 바닥이 통유리로 되어 있어 바다 아래의 고대도시를 돋보기로 들여다보듯 구경할 수 있다. 바다에 잠긴 마을 모습은 묘한 기분에 젖어들게 한다. 사람이 사라진,그래서 너무나 고요한 마을 흔적에는 짙은 슬픔이 배어 있다.

남아 있는 섬과 주변에서는 리키아 왕국의 작은 항구도시였던 시메나의 흔적을 엿볼 수 있다. 언덕을 오르면 마을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진 멋스러운 성채와 작은 야외극장이 펼쳐진다. 그곳에서 내려다 보는 게코바도 훌륭하다. 해질 무렵 모습은 한폭의 그림처럼 멋지다.

안탈랴는 '성의 안'을 뜻하는 '칼레이치'를 따라가며 구경한다. 안탈랴는 4.5㎞ 정도의 성벽이 항구를 둘러싸고 있다. 오래된 집들과 꼬불꼬불한 골목길이 그대로 남아 있어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돌아간 듯한 착각에 빠진다. 성 안에는 하드리안황제의 문,나선형 첨탑인 이블리 미나렛,흐드르 큘레(성탑)와 옛날 가옥 등 많은 관광 포인트가 있다. 걸어서 한 시간 정도면 모두 둘러볼 수 있다.

◆해안을 따르는 트레킹

안탈랴는 트레킹으로도 유명하다. 리시안 트레킹 코스가 널리 알려져 있다. 페티에에서 시작,리셔 해안을 따라 안탈랴까지 500㎞에 이르는 코스다. 코스를 주파하려면 30일가량 잡아야 한다. 평지 길이 없어 힘든 편이다. 해변에서 멀어질수록 오르내림이 심하다. 페티에에서 출발하는 것보다 안탈랴에서 시작하는 것이 조금 수월하다는 평이다.

노새를 몰고 다녔던 석회암 길인 리시안 트레킹 코스는 터키의 10대 어드벤처 코스로도 꼽힌다. 많이 알려지지 않은 터키 남부지역 마을을 두루 볼 수 있다는 게 이 코스의 장점이다. 곳곳에 캠핑장이 많다. 따로 캠핑허가를 받지 않아도 된다. 가을이 특히 좋다.

성 바울 트레일은 터키에서 두 번째로 긴 트레킹 코스다. 사도 바울의 1차 전도여행이 이루어진 길로 480㎞나 된다. 2004년 완성돼 일반에 공개됐다. 안탈랴 동쪽으로 10㎞ 떨어진 퍼지에서 시작해 얄바즈에서 끝난다. 안탈랴 동쪽에서 40㎞ 떨어진 아스펜도스에서 출발해 아마다의 로마유적지에서 본 루트에 합류할 수 있다. 리시안 코스보다 더 어렵다는 평이다.

김재일 기자 kjil@hankyung.com


■ 여행 TIP

터키는 한반도보다 3.5배 큰 나라로 지역에 따라 기후가 다르다. 사계절이 뚜렷하다. 봄 가을이 짧고 여름은 고온건조하며 겨울은 우기로 비가 많이 내린다. 해안지역은 비교적 온화한 해양성 기후의 특성을 보인다.

우리나라보다 7시간 늦다. 서머타임이 실시되는 3월 마지막주 일요일부터 10월 마지막주 일요일까지 7개월간은 6시간 늦다. 통화 단위는 터키리라(YTL).1터키리라에 850원 선.우리나라에서는 환전이 안 된다. 달러나 유로를 준비해 가 현지에서 바꾼다. 물가는 비교적 싼 편이다. 관광지 물가는 우리나라와 비슷하다.

관광 목적일 경우 90일간 비자 없이 체류할 수 있다.

터키항공(월·수·금·토·일요일)과 대한항공(월·수·금·일요일)이 이스탄불 직항편을 운항한다. 12시간 소요된다. 이스탄불에서 앙카라 등 국내 20여개 지역으로 운항하는 국내선이 매일 뜬다. 앙카라까지 1시간 걸린다. 안탈랴는 1시간15분 거리다. 장거리 버스노선이 잘 발달돼 있다.

'오토갈'이라고 불리는 버스터미널에 가면 각지로 이동하는 여러 등급의 버스를 쉽게 탈 수 있다. 터키문화관광부 한국홍보사무소(02)336-30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