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월15일 155명의 승객을 싣고 가던 뉴욕행 비행기가 맨해튼 상공에서 거위 떼와 충돌하면서 비행기의 양쪽 엔진이 모두 꺼지는 아찔한 사고가 일어났다. 조종사 슐렌버거와 스킬스는 비행기가 추락하는 동안 엔진 정지,불시착,고객 대피와 관련한 체크리스트를 하나하나 점검했다. 그리고 승객들을 구조하기 좋은 위치를 찾아 허드슨강에 불시착,3분 만에 모든 승객을 안전하게 대피시켰다.

《체크! 체크리스트》는 어떤 일을 진행하거나 복잡한 문제를 해결할 때 체크리스트의 중요성을 이 같은 사례와 함께 보여준다.

저자 아툴 가완디는 스탠퍼드대와 옥스퍼드대에서 인문학을 공부하고 하버드대에서 의학박사가 된 외과의사.그는 불완전한 인간을 위한 최고의 선택은 바로 체크리스트라며 성공과 실패는 물론 삶과 죽음마저 가르는 종이 한 장의 기적에 대해 들려준다. 체크리스트의 적용 분야는 복잡한 항공기 조종부터 의사들의 수술,금융기관의 투자관리에 이르기까지 넓다.

미국에서 매년 15만명 이상의 환자가 수술로 인해 사망하는데 이 중 절반은 피할 수 있었던 것이라고 한다. 저자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안전한 수술을 위한 체크리스트'를 고안해 전 세계 8개 병원에서 실험했다. 그 결과 3개월 동안 합병증 비율은 36% 떨어졌고,환자 사망률은 47% 감소했다.

저자는 "불완전한 기억력과 정신적인 허점을 가지고 있는 인간은 실수를 저지르게 마련"이라며 "체크리스트는 바로 이런 실패를 극복하기 위한 전략"이라고 설명한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