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들도 은행과 마찬가지로 주택담보대출과 직장인 자영업자 보험계약자 등을 대상으로 한 신용대출 상품을 취급하고 있다. 소액의 급전을 인터넷이나 전화를 이용해 즉시 대출해주는 상품도 많다. 보험사의 대표적인 대출상품으로는 약관대출을 꼽을 수 있다.

◆보험료 담보로 한 약관대출

급하게 돈이 필요한 사람들은 흔히 은행의 마이너스 통장이나 신용카드사의 현금서비스를 떠올린다. 보험사의 경우 이들 상품에 해당하는 게 약관대출이다.

약관대출은 보험 가입자가 낸 보험료를 담보로 대출받는 것으로 보험계약대출이라고도 한다. 보험 가입자가 납입한 보험료의 해약환급금 범위 내(통상 50~90%)에서 원하는 금액을 언제든지 대출받고 갚을 수 있다. 순수보장형 등 일부 상품을 제외한 대다수 보험상품에서 이용 가능하다. 대출 수수료나 중도상환 수수료 없이 아무 때나 활용할 수 있다. 보험사 콜센터 및 홈페이지나 보험사 카드를 통해 대출 신청을 하면 된다.

대출 금리는 고객의 신용도와 관계 없이 상품별로 다르다. 대개 공시이율+1.5% 정도에서 결정된다. 공시이율은 저축성 보험상품에 적용하는 이율로 은행의 예금금리에 해당한다. 예컨대 삼성생명 퍼펙트통합보험 가입자의 경우 현재 공시이율이 4.4%이므로 대출금리는 연 5.9%가 된다. 은행의 마이너스 통장이 연 8~12%,신용카드사 현금서비스가 연 9~20%대의 대출금리가 적용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훨씬 저렴한 편이라고 보험업계는 설명한다.

대출 기간은 보험계약 만기일까지(종신형 연금은 연금 개시 전까지)다. 보험 기간 내에 대출금을 자유롭게 갚을 수 있다. 다만 보험료 미납으로 보험계약이 해지될 때는 해약환급금에서 보험계약대출 원리금을 차감할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보험사 관계자는 "약관대출은 금리가 저렴할 뿐 아니라 개인 신용등급에도 영향을 주지 않고 금융회사 간 정보공유 대상에도 포함되지 않기 때문에 과도한 신용등급 하락이나 정보 유출을 걱정하지 않다도 된다는 게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신용대출과 주택담보대출도 있어

보험사 신용대출은 전화나 인터넷을 통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크게 보험계약자 신용대출과 일반인 신용대출로 구분된다. 해당 보험사가 정한 기준에 따라 대출 금액 한도가 200만~5000만원까지 다양하다. 대출금리는 은행의 신용대출보다 약간 높은 편이다.

주택이나 부동산을 담보로 대출받으려면 아파트 담보대출이나 부동산 담보대출을 이용하면 된다. 고객이 대출 기간과 상환 방법을 자유롭게 정할 수 있다. 특히 보험사의 주택 관련 대출은 최장 30년까지 운용하므로 장기간 대출을 이용할 경우 활용 가치가 높다. 보험사에 따라 보험 가입자에게 금리 할인과 담보설정비 및 수수료 면제 혜택을 주기도 한다.


◆다양해진 보험사 대출상품

최근 들어 보험사들도 은행 못지않은 다양한 대출상품을 내놓고 있다. 삼성생명은 자체 선정한 우량 기업의 임직원과 공무원을 대상으로 한 직장인 플러스론을 출시했다. 기업 임직원은 1년 이상 재직해야 하며 연소득 2400만원 이상이면 된다. 대출 한도는 500만~5000만원이다. 대출 가능 금액은 소득 대비 총부채 비율에 따라 차등 적용된다.

금리는 연 5.0~9.5%로 고객의 신용도와 보험 계약자 여부 등에 따라 차이가 있다. 대출 기간 내 금리 변동이 없는 고정금리형이다. 대출 기간은 1~3년이며 일시 상환형과 원금균등 분할 상환 방식 중에서 선택할 수 있다. 1년 한도 대출형의 경우 은행의 마이너스 통장처럼 필요할 때 수시로 입출금이 가능하다.

대한생명은 장기 모기지론 상품에 자유로운 입출금이 가능한 주거용 부동산 대출 상품 '홈드림 모기지론'을 판매하고 있다. 처음 설정한 담보물의 최초 대출 가능 금액 내에서 은행의 마이너스 통장처럼 수시로 대출받거나 상환할 수 있다. 연동 금리형과 혼합 금리형 두 가지가 있다.

연동 금리형은 매달 1일자에 그 전달 3개월 CD(양도성 예금증서) 평균금리에 연동하며 현재 기준금리는 연 4.28~6.28%다. 혼합 금리형은 처음 3년 동안 연 4.78~6.78%의 고정 금리를 적용한 후 4년차부터 변동 금리로 바뀐다. 대출 기간은 15년,20년,30년으로 연간 이자 납입금액 1000만원까지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다.

교보생명의 '프라임 하이브리드 모기지론Ⅱ'는 고정금리와 변동금리가 결합된 주택담보대출 상품이다. 대출을 받은 뒤 처음 3년간은 고정금리를 적용하고 이후 만기 때까지 변동금리를 적용한다.

금리는 고객의 신용도와 LTV(담보인정비율),보험 거래실적에 따라 최저 연 4.71%에서 최고 연 6.81% 사이에서 결정된다. 연봉 5000만원을 받는 40세 직장인이 6억원짜리 아파트를 담보로 할 경우 최대 3억6000만원까지 빌릴 수 있다. 대출기간은 10년 이상 30년까지 연단위로 선택할 수 있고 대출받은 후 3년이 지나면 중도상환 수수료 없이 갚을 수 있다.

동양생명은 자체 개인신용평가시스템(CSS)을 적용한 '인터넷 CSS 계약자 신용대출' 상품을 선보였다. 무방문 무서류로 대출 절차를 간소화했으며 인터넷으로 최대 1000만원까지 신청 즉시 대출받을 수 있다. 만 20~70세의 동양생명 보험 계약자로 보험 유지 기간이 18개월 이상이고 대출 신청 시점에 보험료를 정상적으로 납입하고 있는 계약자가 대상이다. 기본 대출 기간은 1년이며 만기 때 적격자에 한해 1년 단위로 자동 연장된다. 대출 금리는 연 9.8~13.9% 사이에서 신용등급에 따라 결정된다.

미래에셋생명도 보험 계약을 18개월 이상 유지하거나 해약환급금이 200만원 이상인 고객을 대상으로 신용대출을 취급하고 있다. 최소 300만원에서 최고 3000만원까지 소득증빙이 없어도 즉시 대출받을 수 있고 대출 연장 횟수도 제한이 없다. 금리는 연 7.9~13.3%다.

손해보험사들도 각종 아파트 담보대출과 약관대출을 운영한다. 삼성화재는 3년간 고정금리를 적용한 뒤 이후 6개월 단위로 금리가 바뀌는 고정형 모기지론을 판매하고 있다. 법원 경매를 통해 낙찰받은 아파트의 잔금을 치르기 위한 경락잔금 대출도 취급한다. 금리는 최저 연 4.88%,최고 연 6.48%다.

현대해상의 '뉴 하이 모기지론'은 금리 변동폭을 제한한 주택담보대출 상품이다. 변동금리 상품이지만 변동범위(band)가 대출 시점에 확정되는 게 특징이다. 대출 시점 적용 금리 0.5% 내에서 3년 동안 적용 금리가 결정된다. 금리 변동폭을 일정 범위로 제한해 급격한 금리 상승에 따른 부담을 덜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현재 기준금리는 연 5.8%이며 고객의 신용등급 및 보험거래 실적에 따라 최저 연 4.9%까지 금리가 낮아진다. 현대해상은 자금조달비용지수(COFIX)에 연동되는 아파트 담보대출 상품도 내놨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