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모는 작아도 올 들어 처음으로 미국에서 문을 연 은행이 나왔다. 파산 은행을 인수해 새단장한 게 아니라 금융당국의 허가를 정식으로 받은 은행이다.

29일 뉴욕타임스(NYT)는 루이지애나주 레이크찰스에 있는 레이크사이드은행이 트레일러 두 개를 연결한 이동식 건물에서 영업을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금융위기 이후 280개의 지방은행 및 주택대부조합이 문을 닫고 수천개의 은행이 부실 대출로 위기에 처하는 등 지방은행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금융위기가 발생하기 전인 2006년에는 151개의 은행과 주택대부조합이 설립됐다.

통상 미국에서 은행을 설립하려면 주정부 금융당국 혹은 미 통화관리청(OCC)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하지만 미 연방예금보험공사(FDIC)의 예금자보호를 받는다는 조건이 따른다. 업황이 악화된 데 따른 영향이기도 하지만 은행 설립이 사실상 중단된 것은 FDIC가 심사를 강화한 결과로 볼 수 있다. 상당수 지방은행들은 위험관리 능력이 약해 부실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지난 25년간 지방은행과 저축대부조합은 합병이 활발하게 진행되면서 줄곧 감소하는 추세였다. 1984년 각각 1만4507개,3566개였던 지방은행과 저축대부조합은 지난해 각각 6840개,1173개로 감소했다.

관심은 레이크사이드은행이 금융감독 당국으로부터 어떻게 허가를 얻었느냐에 쏠린다. 하티 스펜스 행장은 보수적인 사업계획과 경영진의 자질을 인정받은 결과라고 설명했다. 지역 부동산 개발업자인 앤드루 반시에르는 기존 거래은행 관행에 불만을 갖고 1300만달러의 자본을 확보해 스펜스 행장을 영입했다. 스펜스 행장은 "경기가 바닥일 때 금융업을 시작하면 크게 성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인구 7만2000명의 레이크 찰스시는 석유와 게임 산업이 조금씩 살아나면서 활기를 되찾고 있는 곳이다.

뉴욕=이익원 특파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