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에너지도 진출 선언…후지필름 등 日업체와 각축
◆3조원 규모의 TAC 시장
30일 업계에 따르면 효성은 작년 말 울산시 용연 지역에 연간 5000만㎡ 규모의 TAC 필름 공장을 완공한 데 이어 연내 공장 증설 작업에 착수할 계획이다. 증설 규모는 연간 2000만~3000만㎡로 알려졌다. 효성이 본격적인 상업 가동에 나선 지 1년도 안 돼 증설에 나선 것은 TAC 필름 수요가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어서다.
TAC 필름 시장은 LCD TV와 스마트폰의 수요 증가와 맞물려 최근 3~4년간 매년 20%가 넘는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기준으로 세계 시장 규모는 2조5000억원에 달한다. 업계는 내년엔 TAC 필름 시장이 3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일본의 후지필름과 코니카미놀타 등 선두기업들도 생산설비 증설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시장 조사기관인 디스플레이뱅크에 따르면 후지필름과 코니카미놀타의 증설로 전 세계 TAC 필름 생산량은 현재 11억2000만㎡에서 내년에는 12억㎡를 넘어설 전망이다. 효성 관계자는 "일본 업체들과 비교해 생산 규모는 아직 큰 차이를 보이고 있지만 국내 시장 공략을 시작으로 시장점유율을 높여나갈 것"이라며 "세계 수요 추이를 면밀히 지켜보며 추가 증설도 지속적으로 추진해갈 것"이라고 말했다.
◆SK에너지도 TAC 사업진출
LG화학 에이스디지텍(제일모직 자회사) 등 국내 편광판 제조업체들은 현재 생산에 필요한 TAC 필름 대부분을 일본에서 수입하고 있다. 국내 편광판 제품에서 TAC 필름이 차지하는 원가 비중은 20%가 넘는다.
수입에 의존하다 보니 다른 소재에 비해 가격이 비쌀 수밖에 없다. 전자제품에 들어가는 부품 · 소재를 통틀어 가장 비싼 소재 중 하나로 꼽힌다. 공급자가 한정돼 있다 보니 공급자 측에 의해 가격이 좌우되는 '셀러스 마켓(seller's market)' 구조를 띠고 있다. 하지만 효성이 TAC 필름 공급량을 늘리면서 수입 대비 가격이 저렴한 TAC 필름 조달에 숨통이 트일 것으로 보인다.
효성 이외에 SK에너지도 TAC 필름 사업 진출을 공식 선언하면서 TAC 필름의 국산화율은 점차 높아질 전망이다. 구자영 SK에너지 사장은 최근 한국경제신문과 가진 인터뷰에서 "하반기 중 충북 증평산업단지에 TAC 필름 공장을 착공할 예정"이라며 "이르면 내년 말부터 상업 생산에 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구 사장은 "편광 필름 개발 및 상업 생산은 일본 중심의 독과점 구도를 깨는 동시에 정보전자 소재의 국산화에 기여하는 의미가 크다"고 덧붙였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
◆ TAC 필름
Tri-Acetyl-Cellulose 필름. LCD TV,모니터,노트북,휴대폰에 사용되는 편광판을 보호해주는 필름으로 광학적 특성이 뛰어난 디스플레이용 전자재료다. 편광판은 일정한 방향의 빛만 통과시켜 색과 영상을 만드는 기능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