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제일제당이 농산물 발효기술을 활용한 '발효 바이오'(그린 바이오) 투자를 대폭 확대,사료용 핵심 아미노산인 라이신 생산능력을 세계 1위로 끌어올린다. 라이신과 함께 3대 사료용 아미노산으로 불리는 쓰레오닌 생산을 크게 늘리는 것은 물론 세계 최대 그린바이오 업체인 일본의 아지노모토가 독점하고 있는 트립토판 시장에도 새로 뛰어들기로 했다.

CJ제일제당은 인도네시아 좀방에서 전 세계 시장규모가 연간 25억달러에 달하는 라이신 등을 생산할 공장의 기공식을 가졌다고 30일 밝혔다. 핵산을 만드는 기존 공장부지 안에 들어설 이 생산시설엔 총 3억달러가 투입된다. 회사 관계자는 "2012년 상반기 새 공장이 본격 가동되면 연간 라이신 10만t과 쓰레오닌 5만t을 각각 생산하게 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현재 브라질 중국 등에 공장을 갖고 있는 CJ 측의 올해 라이신 생산량은 34만t 선으로 추정된다. 세계시장 점유율은 20% 선.중국 GBT(작년 추정 점유율 22%)와 일본 아지노모토(21%)를 1~2%포인트 차이로 뒤쫓고 있다.

2012년 CJ가'좀방 라이신 공장'을 본격 가동하면 생산량은 45만t으로 늘어나 시장점유율 25%로 GBT와 아지노모토를 각각 2,3위로 밀어내게 된다. 김진수 CJ제일제당 사장은 "2013년까지 라이신 생산량을 55만t으로 늘리고 시장점유율도 30% 선으로 끌어올릴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이 회사가 바이오 부문 투자를 크게 늘리면서 그린바이오 및 조미료 시장 1위인 아지노모토와의 '전쟁'이 불가피해졌다. 이미 2006년 핵산 시장에서 아지노모토를 2위로 따돌리고 1위에 올라선 CJ가 이번엔 라이신 부문에서 도전장을 던졌기 때문이다.

CJ는 또 연간 시장규모 1억달러 수준인 트립토판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지난달 말 인도네시아 파수루안 공장에서 시범 생산에 들어갔다. 생산이 본격화되는 내년엔 연간 1500여t의 생산이 가능해 생산규모가 3500여t인 아지노모토를 추격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출 것으로 회사 측은 전망했다. 이 시장은 아지노모토가 70%가량을 점유해 사실상 독점해 왔다.

이번에 착공한 인도네시아 좀방 신공장에서는 라이신과 함께 쓰레오닌도 연간 5만t 규모가 생산된다. 2년 뒤엔 쓰레오닌 시장 점유율도 25% 수준으로 높아지게 돼 쓰레오닌 시장 40%가량을 확보하고 있는 아지노모토를 바짝 뒤쫓게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 회사는 이를 통해 2013년 바이오 부문 매출을 올해의 2배인 2조원으로 끌어올릴 방침이다.

김철수 기자 kcsoo@hankyung.com

◆ 라이신

lysine.체내에서 합성되지 못하고 외부로부터 섭취해야 하는 필수 아미노산의 일종.가축이 성장에 필요한 라이신을 곡물을 통해 충분히 공급받기 어렵기 때문에 합성라이신을 사료에 첨가해 아미노산을 보충한다. 가축배설물의 질소함유량을 줄여 환경오염도 방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