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한국사용품질지수(KS-QEI)에 의한 사용품질(Quality in use)진단은 실제 사용자가 기대하고 제품사용을 통해 자각하는 상품의 품질수준을 진단한 것이다. 이 같은 진단은 제품의 품질기획 및 판매 목적과 사용자의 기대 및 경험 간의 차이를 확인하자는 취지다. 또 경쟁사와의 사용품질 비교를 통한 전략적인 개선 방향성을 도출할 수 있으며,사용자의 제품 활용도 측면에서의 고객성과를 측정하고자 하는 도구로도 이용할 수 있다.

KS-QEI 및 사용품질진단 서비스는 온라인 패널(4만~10만명)을 활용해 진행하고 있으며,자체 구축한 EMP(Experience Management Platform)는 실제 사용자들에게 시나리오 기반의 과업과 설문을 제공해 제품의 이용과정 및 성과를 측정하고 디자인 및 시스템 이슈를 제기할 수 있게 됐다.

특히 EMP를 통해 실제 사용자가 자신의 생활공간과 환경에서 리서치가 진행되기 때문에 여타 리서치보다 실제 사용자의 요구 사항을 수집하는 게 수월하다.

아울러 KS-QEI 및 사용품질진단 서비스는 제품의 개선 및 강화를 위해 조직 차원에서 역량을 집중해야 될 자원은 무엇인지,사용자의 요구정보 및 기능은 무엇인지,시스템 및 디자인 개선 이슈는 무엇인지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기대효과가 있다. 또 기존의 유통 상품 및 서비스 또는 신제품의 론칭(Launching) 이전에 버전 테스트나 제품 개선을 위한 사용자 요구사항 분석의 도구로도 활용 가능할 것이다.

'도요타 리콜사태'를 통해 우리는 다시 한번 품질의 소중함을 되새기는 동시에 한편으로는 우리 기업들이 품질경영활동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가에 골똘하게 생각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언제부터인가 우리 일각에서는 "이제 품질은 기업들이 스스로 알아서 해야 하는 기본사항이고,기술과 마케팅에 주력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품질경영을 폄하하는 분위기가 조성되는 것은 우려할 만한 일이다. 이는 품질의 중요성에 대한 무지함에서 기인한 매우 위험한 시각으로 '한국판 도요타' 발생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고 본다.

음식을 만들기 위한 레시피를 구성하는 것이 일종의 '기술(Technology)'이라면, 요리사가 실제로 조리해 내놓는 음식의 맛은 바로 '품질(Quality)'이라 비유할 수 있을 것이다. 즉 같은 레시피를 가지고 만든 음식도 요리사마다 각기 다른 맛을 내는 것을 보면, 품질은 '형식지(形式知,Explicit Knowledge)'라 할 수 있는 기술만으로는 보장할 수 없는 일종의 '암묵지(暗默知,Tacit Knowledge)'의 속성까지 가지고 있다. 이때의 암묵지는 '학습과 체험을 통해 개인에게 습득돼 있지만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상태의 지식'을 말한다. 이와 같이 품질과 기술은 상호 원천이 되어 나선형 상승(Spiral Up)의 발전을 거듭하므로 어느 한쪽만을 내세우며 다른 한 쪽을 소홀히 해서는 더 이상의 진전이 이루어질 수 없다 할 것이다.

한남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