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이 1190원 지지를 확인하며 장을 마감했다.

3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인 지난 주말보다 4.6원 내린 1192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환율은 버냉키 효과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심리 완화 흐름에 하락 압력을 받으며 장을 시작했다. 지난 주말 종가보다 8.6원 떨어진 1188원에 출발한 환율은 저가 매수세에 추가 하락을 제한당하며 1180원대 중후반에서 움직였다.

지난 주말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잭슨홀에서 열린 연례회의 연설에서 "경기 전망이 크게 악화돼 필요하다면 추가적인 통화 완화 정책을 펼칠 것이다"고 발언했다.

제자리걸음을 걷던 환율은 오후 들어 아시아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이 오름폭을 반납함에 따라 1190원대로 거래 수준을 높였다.

이날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BOJ)은 통화정책 완화 조치를 발표했지만 시장의 예상 범위 내에 머물면서 적극적인 시장 개입을 기대했던 투자자들에게 찬물을 끼얹었다.

일본은행은 낮은 고정 금리로 제공하는 은행대출 규모를 현재 20조엔에서 30조엔(약 417조4000억원)으로 확대하고 6개월짜리 만기물을 추가한다고 밝혔다.

이후 아시아 환시에서 엔달러와 유로달러 환율이 하락세로 돌아서자 원달러 환율은 낙폭을 추가 반납하며 1190원대 초반에서 거래를 끝냈다.

변지영 우리선물 애널리스트는 "이날 서울 환시에서 환율은 버냉키 의장 발언에 힘입어 하락 흐름으로 출발한 데 이어 일본은행의 개입 기대감에 추가 하락 여지까지 만들었다"며 "그러나 장 초반부터 결제 수요와 저가 매수세에 하단을 지지받으며 추가 하락에 실패했다"고 말했다.

변 애널리스트는 "수급 면에서 하방경직성을 확인하고 일본은행 발표 이후에 엔달러 환율이 반락세를 보이자 원달러 환율도 거래 수준을 높일 수밖에 없었다"고 전했다.

이어 "이날 환율은 지난주보다 다소 몸을 낮췄지만 박스권을 벗어나 하락 추세로 나섰다고 판단하기엔 이른 감이 있다"며 "대외적인 변수에 따라 박스권 하단을 테스트하는 흐름을 이어갈 듯하다"고 전망했다.

국내 주식시장은 미국발 훈풍의 영향으로 7거래일 만에 큰 폭의 오름세를 기록했다.

코스피지수는 지난 주말보다 30.57포인트(1.77%) 뛴 1760.13을, 코스닥지수는 4.57포인트(0.99%) 오른 466.09를 나타냈다. 외국인 투자자는 330억원가량의 주식을 순매수했다.

수급 면에서는 수출업체의 네고물량 공급이 잠잠했던 반면 결제 수요와 저가 매수세는 활발한 모습이었다.

한 시중은행 외환딜러는 "그간 몇 차례 1200원 상향 돌파 때 네고물량이 이미 나왔기 때문인지 예상보다 활발하지 않은 모습이었다"며 "오후 들어 엔달러 환율까지 밀리자 매수세가 더 힘을 받았다"고 말했다.

아시아 환시에서 유로달러 환율은 오후 4시15분 현재 오전보다 60원 정도 내린 1.2718달러에 거래 중이다. 엔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보다 0.22엔 하락한 85.12엔을 나타내고 있다.

한경닷컴 이민하 기자 mina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