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 간 임금 협상을 현행 1년에서 2년마다 한번씩 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주장이 노동계 내부에서 제기됐다. 또 노동운동도 노사 간의 집단적 대결구도에서 탈피, 새로운 시대변화에 맞는 혁신적 노사관계로 발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준용 새희망노동연대 정책전문위원은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공공부문 임 · 단협시스템 개선방향 모색을 위한 토론회'에서 "우리나라 노조는 임금협상 때 아직도 명목임금상승률 전략에만 몰두, 더 많은 임금인상률을 요구해 국민적 저항과 위화감을 조성하고 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새희망연대는 한때 우리나라 노동운동을 주도했던 서울지하철,현대중공업,KT노조와 지방공기업노조, 시 · 도교육청노조 ,자치단체노조 등 60여개 노조(조합원 10여만명)가 투쟁적인 노동운동을 비판하며 구성한 제3 노선의 노조 단체다. 새희망연대는 내년 7월1일 단위사업장 복수노조 허용에 맞춰 제3노총 설립을 검토 중이다.

김 위원은 "노조가 매년 임금협상에 몰입하다 보면 분배를 둘러싸고 노사 간 갈등과 사회적 비용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며 "물가 상승률,경제성장 목표치 등을 예측해 임 · 단협 기간을 연장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만일 경제상황의 급격한 변동으로 물가 상승률과 경제성장률에 큰 변화가 올 경우 보조교섭을 통해 임금인상률을 조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채준호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도 "단체협약 변경을 둘러싼 갈등이 전체 분규의 69%를 차지했다"며"대형 갈등의 예방을 위해 협약효력 기간의 장기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현행 2년인 단체협약 유효기간을 4년으로 연장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선진국의 경우 미국 자동차노조(UAW),철강노조,통신노조, 전기노조 등 주요 업종별 임 · 단협 유효기간은 4~5년이다. 대신 임금은 생계비조정(COLA)조항에 따라 매년 물가상승 및 경제성장률 등을 감안,자동적으로 조절된다. 프랑스의 경우 단협기간은 기본적으로 5년이며 무기한 협약도 가능하다.

남용우 한국경영자총협회 노사대책본부장은 "현재 우리나라 노동운동은 구조조정 저지,조직확대,강경투쟁 등을 효과적인 노조운동 방식으로 인식하고 있다"며 "시장과 환경의 변화에 적응할 수 있는 새로운 노동운동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윤기설 노동전문기자 upyk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