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등 중국 주요 50개 도시에서 팔리는 오이 가격은 지난 주말 기준으로 평균 1㎏에 3.97위안이다. 두 달 전에 비해 32% 올랐다. 돼지고기는 ㎏당 20.34위안으로 21%,미나리는 4.56위안으로 20% 뛰었다. 중국증권보는 "이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4%로 지난달에 기록한 연중최고치(3.3%)를 경신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30일 보도했다.

그러나 중국인민은행은 "완만한 통화정책을 계속 유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속도를 조절해가며 돈을 풀겠다는 뜻으로 긴축과는 거리가 멀다. 물가는 오르지만 경기부양 기조를 기본적으로 유지하겠다는 뜻이다.

지난달 경기지표를 보면 이 말 뜻을 이해할 수 있다. 지난달 승용차 판매는 94만6200대로 작년 3월 이후 가장 낮은 증가율(13.6%)에 머물렀다. 제조업 경기를 나타내는 구매관리자지수(PMI)는 지난달 51.2로 17개월 만에 최저치로 밀렸다. 7월 경기선행지수는 102.1로 전월보다 0.7포인트 하락하며 9개월 연속 내리막을 걸었다. 중국의 7월 수출증가율은 전월보다 5.8%포인트,수입증가율은 8.3%포인트 떨어졌다. "2분기 10.3%로 두 자릿수를 기록했던 경제성장률의 둔화폭이 생각보다 커질 수 있다"(류리강 호주뉴질랜드은행 아시아담당 연구원)는 우려도 제기된다.

비록 부동산 긴축에 나서고 있지만 전체 기조를 긴축으로 전환하는 것은 아직 때가 아니라는 지적이다. 국가발전개혁위원회는 최근 "올해 7조5000억위안을 대출한다는 목표는 차질 없이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은행간거래협회는 "인민은행이 은행 지급준비율을 낮출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적극적인 경기부양 조치가 나올 수도 있다는 뜻이다.

베이징=조주현 특파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