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가 노르웨이의 금속 실리콘 제조사인 엘켐(Elkem)으로부터 인수를 포함한 다양한 협력 방안을 요청받은 것으로 30일 알려졌다. 업계에선 포스코가 엘켐을 인수,태양광을 포함한 종합 소재 사업을 본격화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태양광 사업 발판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포스코는 엘켐 전체를 인수하거나 사업부 일부를 양도받는 방안 등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외신은 포스코가 이미 엘켐 인수를 검토하기 위해 씨티그룹 등 자문사도 선정했다고 전했다. 포스코 고위 관계자는 "엘켐이 최근 인수를 포함한 다양한 협력 방안을 제시해온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아직 진지하게 검토에 들어간 단계는 아니다"고 설명했다.

엘켐은 실리콘 및 태양광 기판 전문 회사로 연간 8만t의 금속 실리콘을 생산,이 분야에선 세계 3위권 업체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속 실리콘은 알루미늄 제련,폴리 실리콘 생산,규소 합금철 생산 등에 쓰이는 기초 소재다. 중국 업체들이 전 세계 시장의 50%를 차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포스코가 합금철 생산 등을 위해 금속 실리콘을 수입하고 있기 때문에 엘켐을 인수하면 소재 사업 확대 및 태양광 사업 진출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포스코는 이미 제철 과정에 쓰이는 페로실리콘을 생산하기 위한 공장을 포항산업단지 내에 설립하는 방안도 진행 중이다. 페로실리콘은 고급 전기강판에 들어가는 소재다. 페로실리콘 제조 과정은 폴리실리콘 생산 과정과 유사해 업계에서는 포스코가 페로실리콘 사업을 기반으로 태양광 사업과 연계된 폴리실리콘 사업에 뛰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 5월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은 엘켐과 상호협력을 위한 회의를 개최하고 실리콘 관련 기술개발에 대한 정보교류와 협업 가능성을 타진한 바 있다.

◆"대우인터를 국내 대표 기업으로"

정준양 회장은 이날 서울 삼성동 코엑스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와 가진 대우인터내셔널 주식매매 계약식에서 "대우인터내셔널을 국내 경제를 선도하는 대표기업으로 육성하겠다"며 "대우인터내셔널이 지금보다 더 잘나갈 수 있도록 아낌없이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대우인터내셔널은 금융위기 당시에도 위기를 극복하고 성장을 이뤄낸 회사로,이런 성공 뒤에는 세계경영이라는 진취적인 도전의식과 업무역량이 있다"며 "대우인터내셔널 임직원들의 도전적이고 진취적인 DNA는 포스코의 경영이념인 '업(業)','장(場)','동(動)'과 궁합이 잘 맞는다"고 설명했다.

정 회장은 특히 대우인터내셔널 인수를 통한 시너지 효과를 거듭 강조했다. 그는 "포스코가 대우인터내셔널을 인수하면서 철강 등 글로벌 판매네트워크를 구성하는 효과를 누릴 수 있게 됐다"며 "해외 자원개발 능력을 바탕으로 사업 확장에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했다.

포스코는 이미 해외 94곳의 거점을 갖고 있는 대우인터내셔널을 수출 창구 및 해외 유통망으로 활용,2018년까지 연간 매출을 20조원으로 끌어올려 그룹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는다는 중 · 장기 전략을 마련해 놨다.

대우인터내셔널 신임 최고경영자(CEO)로 사실상 내정된 이동희 전 포스코 사장(재무투자부문장)은 "포스코는 대우인터내셔널의 인력을 산 것이기 때문에 인력 조정은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며 "포스코에선 최소한의 인력만 파견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10월 초 임시 주주총회를 통해 경영진 구성 및 회사 주요 방향에 대한 밑그림이 나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포스코는 이날 공동매각협의회의 대표인 캠코와 대우인터내셔널 총 발행주식 수의 약 68%인 6868만1566주를 3조3724억원에 인수했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