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U+는 올 초 LG텔레콤 · LG데이콤 · LG파워콤이 합병해 새로 출범한 종합 유 · 무선 통신회사다. 이들 3개사의 성공적인 합병으로 외형은 커졌지만 여전히 통신 분야 국내 3위에 머물러 있다. 특히 최근 스마트폰 경쟁에서 뒤처지며 합병 이후 시가총액이 3조8000억원으로 합병 전보다 10% 이상 감소했다.

하지만 4분기 이후 주가는 서서히 제자리를 찾아갈 것으로 보인다. 전략적 투자자에 대한 자사주 매각이 구체적인 윤곽을 드러낼 것인 데다 연말 높은 배당수익률이 부각될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LG U+의 마케팅 역량과 3위 사업자가 가질 수 있는 전략적 유연성은 여전히 강점으로 남아 있다. 이에 따라 네트워크 열위를 극복할 수 있는 2012년에는 다시 한번 기업 가치가 높아질 수 있는 기회를 맞을 것으로 전망한다.

◆마케팅 역량과 유선 네트워크 경쟁력 보유

LG U+의 올해 서비스 부문 매출은 6조3000억원으로 전망된다. SK텔레콤의 51.7%,KT와 비교하면 40.2% 수준이다. 시장 점유율은 이동전화 사업에서 17.9%,음성패킷망(VoIP)을 포함한 유선전화 사업에서 10.6%를 기록하고 있다.

품질에 대한 소비자의 부정적 인식과 후발사업자의 불리한 환경에도 불구,LG U+는 2004년 번호이동제 도입을 계기로 빠른 속도로 가입자를 늘려왔다. 이동전화 시장 점유율은 2003년 말 14.4%였으나 2006년 말에는 17.4%까지 높아졌다. 2005년 말 뒤늦게 초고속 인터넷 사업에 뛰어들었지만 네트워크와 마케팅,요금 경쟁력을 바탕으로 서비스 개시 후 4년 만에 전체 초고속 인터넷 시장의 16%(264만명)를 점유했다. 2008년부터는 국내 통신사 중 처음으로 인터넷전화 마케팅을 시작,'070' 열풍을 불러일으키면서 서비스 개시 후 3년 만에 누적 가입자 274만명을 모집했다.

LG U+의 경쟁력은 유선 네트워크와 마케팅 역량에 있다. 광(光)케이블 총 연장은 21만㎞로,KT와 비슷한 수준이다. SK텔레콤은 9만9000㎞에 그쳐 적어도 유선 네트워크 기준으로만 보면 압도적 2위다. 강력한 유선망 경쟁력은 기업 시장에서 힘을 발휘하는 데 기여하고 있고,경쟁사보다 저렴한 요금으로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일조했다.

◆무선 데이터 성장 시대에 찾아온 위기

작년 11월 아이폰 출시 이후 한국 이동통신 시장은 급속하게 스마트폰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연말이면 전체 이동통신 가입자의 15.0%,내년 말이면 37.5%까지 스마트폰이 보급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른 선진국에 비해 출발은 늦었지만 속도는 타의 추종을 불허할 만큼 빠르다.

LG U+는 이런 스마트폰 경쟁 구도에서 다소 소외되는 양상이다. 기본적으로 이동통신 네트워크 열세에 기인한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CDMA(부호분할다중접속) 방식으로 이동통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 데이터 전송 속도나 단말기 조달 측면에서 경쟁사에 비해 취약한 것이 사실이다. 또한 우군이라 할 수 있는 LG전자의 스마트폰 제조 능력이 경쟁사보다 뒤처진 것도 현재 스마트폰 시장에서 어려움을 겪는 요인이다.

소비자들의 통신서비스 가입 형태가 단품에서 결합 상품 위주로 재편되고 있다는 점도 부정적이다. 이동전화(스마트폰),초고속 인터넷,유선전화,IPTV 등의 결합 상품 중 소비자들이 결합 상품 선택 때 스마트폰을 최우선으로 고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스마트폰 시장에서와 마찬가지로 10월 이후 본격화할 태블릿 PC 시장 선점 경쟁에서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도 있다.


◆4G 조기 도입…2012년 이후 대대적 반격 준비

LG U+는 현재의 위기 상황에 대해 정확하게 인식하고 있다. 이런 상황을 조기에 극복하기 위해 LG U+는 세 가지 카드를 준비하고 있다.

우선 4G의 조기 도입이다. LG U+는 2012년 7월 수도권 및 광역시 중심으로 차기 통신기술인 롱텀에볼루션(LTE) 서비스를 개시하고,CDMA와 LTE를 동시에 지원하는 듀얼모드 듀얼밴드 단말기를 출시할 계획이다. 2013년 7월에는 전국으로 서비스 지역을 확대하고 LTE 전용 단말기를 출시할 계획을 갖고 있다.

4G의 시작은 LG U+에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주파수,네트워크 속도,단말기 소싱 분야에서 현재 안고 있는 모든 경쟁 열위 요인을 한번에 제거할 수 있는 방안이기 때문이다.

둘째 유선 네트워크를 100% 이상 활용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미 가정용과 기업용으로 170만여대의 인터넷 전화용 무선 중계기(AP)를 보유하고 있으며,2012년까지는 이를 약 250만~280만대로 확대할 계획이다.

셋째 그룹 계열사와의 협력을 통한 '탈(脫)통신'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다. 2012년까지 네트워크에 대한 준비가 완료되면 그룹 계열사와의 협업을 통해 통신,바이오,대체 에너지 분야에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낼 계획이다. 현재 17%에 달하는 자사주를 전략적 제휴 파트너에게 매각해 사업적 시너지를 도모할 계획도 갖고 있다. 무선 시장 대응 측면에서 확실한 경쟁력 개선 효과를 볼 것으로 전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