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증권은 31일 하이닉스에 대해 경기와 수요 불확실성을 반영해 목표주가를 3만1000원으로 14% 하향조정했다. 하지만 현주가는 저점을 지났거 나 적어도 저점에 매우 근접한 수준이라 판단돼 투자의견 매수A를 유지했다.

이승우 신영증권 애널리스트는 "7월 PC 수요가 이미 알려진 바와 같이 극도의 부진을 기록했다"며 "HP와 세계 1,2위를 다투는 대만 에이서의 7월 매출액은 6월 대비 무려 40%나 감소했을 정도였다"고 밝혔다.

이 같은 급격한 매출 둔화의 이면에는 마진이 매우 낮은 PC 메이커들이 조금이라도 비용을 줄이기 위해 이미 6월부터 제품의 운송 방식을 항공운 송보다는 해양운송의 비중을 높이기 시작하면서 어느 정도 예견됐던 결과라고 설명했다.

이 애널리스트는 "일련의 조정이 일차로 마무리되는 8월 중순 이후부터는 정상적인 계절적 패턴을 보일 것으로 기대됐지만 필드에서 느껴지는 수 요 회복세는 여전히 예년의 신한기 수요에 비해서는 현저히 낮은 수준"이라며 "8월의 수요 회복은 일단 예상했던 수준에 비해 훨씬 함량 미달이 라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급기야 3분기에 대해 비교적 희망적인 가이던스를 제시했던 인텔마저 3분기 상황이 자신들이 예상했던 수준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한 발 물러나고 있다며 "유통채널 및 PC OEM 등 각 서플라이체인의 당사자들 모두가 재고를 보유하지 않으려 하고 있기 때문에 거래량 부진 속에 가격은 계속 하락하고 있는 형국이 펼쳐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공급 측면에서도 삼성전자를 제외한 나머지 업체들이 고전을 거듭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수요-공급 밸런스가 심각하게 무너지지는 않고 있으며 가격도 급락보다는 완만한 하락세 모양을 그리고 있다.

실적 추정에 있어 매우 중요한 또 한가지 변수인 원·달러 환율도 7월 하락추세에서 벗어나 8월 중순 이후 재차 상승하고 있기 때문에 3분기 실적은 영업이익 1조원 이상의 양호한 성적을 달성할 것이라는 예상에는 변함이 없다고 신영증권은 전했다.

4분기에도 실적은 비교적 양호한 수준을 달성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삼성전자의 비트성장률이 3분기 대비 큰 폭으로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는 점과 대만 주요 업체들이 기술적으로 뭔가 매끄럽게 발전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4분기에도 DRAM 가격이 급락할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을 것으로 판단되기 때문.

이 애널리스트는 "밸류에이션 저점으로 생각되는 PBR 1.5배를 3분기말 예상 BPS(1만3080원) 및 4분기말 예상 BPS(1만4582원)에 적용하면 올해 하이닉스의 주가 저점 범위는 대략 1만9600~2만1900원 사이라는 계산이 가능하다"며 "현재 주가는 생각할 수 있는 많은 리스크 요인들을 과도하게 반영하고 있는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지금 상태에서 주가의 추가 하락을 기다리기 보다는 좀더 적극적인 저점 찾기 노력이 필요한 상황이 아닌가 생각된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정형석 기자 chs879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