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불안한 증시…방망이를 짧게 잡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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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둔화 우려가 깊어지고 있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단기 대응에 초점을 맞춘 투자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31일 코스피 지수가 하루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미국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의 양적 완화 정책 시사 발언에 힘입어 지난 30일 1760선까지 올랐던 코스피 지수는 다시 1740선으로 뒷걸음질쳤다. 이에 증권업계에서는 이번주 경기둔화 불안이 가중될 수 있음을 감안해 단기 대응에 주력하는 투자전략이 바람직하다는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31일 오전 10시56분 현재 코스피 지수는 전날보다 0.86% 내린 1744.97을 기록 중이다. 지수는 30일(현지시간) 미국 증시 하락 여파로 약세로 장을 출발했다.
경기둔화 우려가 가중되면서 다우존스산업지수는 1.39% 하락했고, S&P500 지수와 나스닥종합지수는 각각 1.47%, 1.56% 떨어졌다. 미국 7월 소비지출이 시장 예상보다 개선됐지만, 개인소득은 전문가들의 예상치를 밑돌아 경기 둔화 불안을 키웠다.
증권업계에서는 이번주 미국 주택가격지수, 공급관리자협회(ISM)제조업지수, 고용지표 등 중요한 경제지표 발표가 몰려있기 때문에 경기둔화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발표 예정인 대부분의 경제지표들이 둔화되거나 바닥권에 진입하는 형세를 나타낼 것이라는 관측이다.
김동하 교보증권 애널리스트는 "'버냉키 효과'가 일시적이라면 시장의 관심은 미국 경제지표 결과로 회귀할 수밖에 없다"며 "기대치가 낮아졌기 때문에 경제지표들의 시장 예상치 상회를 기대할 수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미국 경제 둔화가 확인된다는 측면은 간과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다만 기업이익 모멘텀을 바탕으로 한 국내증시의 밸류에이션(실적대비 주가수준) 매력 등을 고려하면 코스피 지수가 1700선 부근에서 지지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은 남아있다. 업계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최근 조정을 거치며 이후 12개월 주가수익비율(PER)이 올해 초 10.2배에서 현재 8.8배 수준까지 낮아졌다.
전문가들은 대외 여건이 불안한 만큼 투자전략 수립 시 단기 대응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곽중보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현 시점에서는 추세적인 흐름보다 제한된 강세에 초점을 두고 짧은 목표 수익률을 설정한 투자전략이 필요하다"며 "올해 들어 반등 국면에서 지수 대비 강세를 보였던 낙폭 과대주와 공매도 부담이 컸던 종목들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이경민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 역시 "코스피 지수 1720~1800선의 박스권 대응자세를 유지하는 게 좋다"며 "1760선 전후를 기준점으로 설정하고 경제지표 발표 결과와 시장반응에 따라 탄력적으로 매매강도를 조절해 나가는 자세가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투자업종과 종목 선택 시에는 단기 관점에만 치중하지 말고 경기 흐름 등을 감안한 장기적인 투자전략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특히 경기가 상승하는 국면에서는 중소형주가 대형주 대비 강세를 나타내고, 경기가 하강하는 국면에서는 대형주가 상승세를 보이기 때문에 현 시점에서는 대형주 중심 투자전략이 유리하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조승빈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해 5월부터 이어진 대형주 강세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과거 경기 상승요인 둔화 시기에 대형주가 강세를 나타냈고, 실적에 대한 신뢰도 역시 대형주가 상대적으로 높다"고 전했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