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시현·정일미 加오픈 '실격 파문'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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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 바꿔 친 후 그린 벗어나
외신 "알고도 넘어가려 했다"
정일미 "맹세코 속임수 없었다"
美LPGA "고의성 여부 조사"
외신 "알고도 넘어가려 했다"
정일미 "맹세코 속임수 없었다"
美LPGA "고의성 여부 조사"
미국LPGA투어에서 한국선수들의 이미지에 손상이 갈 수 있는 일이 또 발생했다. 재미교포 미셸 위가 우승한 지난주 캐나다여자오픈.1라운드 후 안시현과 정일미가 나란히 실격당했다.
투어 홈페이지에서는 '두 선수가 오구를 쳤고,이를 시정하지 않은 채 스코어 카드를 제출했기 때문'이라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그런데 대회가 끝난 후에도 일부 외신에서 이 과정에 정직하지 못한 점이 있다고 문제를 제기하면서 파문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미LPGA투어에서 한국선수들은 라운드 중 금지돼 있는 코치(조언)를 하는 등 규칙위반으로 구설수에 오른 적이 있다.
그러나 이번에는 정일미 선수가 결백을 주장하고 나섰다.
◆발단
1라운드에서 안시현 정일미는 미국의 대니얼 더니와 한 조로 플레이했다. 안시현과 정일미는 같은 브랜드의 볼을 사용했다. 번호만 안시현이 1번,정일미가 6번으로 달랐다. 두 선수의 18번홀 티샷이 페어웨이 복판 비슷한 지점에 멈췄다. 안시현 캐디가 그중 한 볼로 다가갔고,정일미는 그 옆 볼이 자신의 볼인 줄 알고 다음 샷을 했다. 안시현의 두 번째 샷은 그린을 오버했고,정일미 볼은 그린에 올랐다. 안시현은 세 번째 샷을 홀에 붙여 파를 세이브한 후 그린을 벗어났다. 정일미 역시 파로 홀아웃했다.
◆어떻게 알려졌나
두 선수는 스코어카드를 제출한 후 갤러리들이 줄지어 있는 곳을 지나갔다. 정일미는 자신이 사용한 볼에 사인을 해 갤러리에게 줄 요량으로 볼을 꺼냈는데,번호를 보니 안시현 것이었다. 정일미는 안시현을 불러 자초지종을 얘기했다. 두 선수는 경기위원에게 이 사실을 알렸다. 경기위원은 "어디서 볼이 바뀌었는지 짚이는 데가 있느냐?"고 물었고,두 선수는 "잘 모르겠다"고 대답했다. 경기위원은 곧 두 선수에게 '오구플레이가 분명하고,오구를 친 것을 시정하지 않고 스코어카드를 제출했으므로 실격'이라고 통보했다(규칙 15-3b).두 선수는 "두 번째 샷을 할 때 볼이 바뀐 듯하다. 캐디만 믿고 누구 볼인지 확인하지 않은 우리 잘못이 크다"며 서로 위로한 채 코스를 떠났다.
◆사태가 불거진 이유는
2005년 삼성월드챔피언십에서 미셸 위가 규칙위반을 했다고 일러 실격까지 가게 한 미국 '골프닷컴'이 31일 '진실과 소문-LPGA투어의 속이기 스캔들'이라는 제목 아래 이날 일을 상세히 전했다. 요지는 두 선수가 그린에서 퍼트할 때 이미 볼이 바뀐 사실을 알고도 그냥 넘어갔다는 것이다. 서로 오구를 친 것을 알면서도 묵인했고,아무 일 없다는 듯이 스코어카드를 제출했다는 얘기다. 동반자 더니의 캐디 래리 스미치는 "안시현이 파퍼트 때 오구인 것을 발견하고 한국어로 정일미에게 그 사실을 말했다"며 "안시현은 자기 캐디에게 '너 아무것도 안 봤지'라며 입막음을 시도했다"고 주장했다. 스미치는 두 선수가 오구를 친 사실을 지적하려 했으나 그들이 먼저 경기위원에게 말하는 바람에 기회를 놓쳤다고 덧붙였다.
사태가 다시 불거지자 데이비드 히그던 투어 대변인은 "사태에 연루된 사람들을 불러 고의성 여부를 따진 후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정일미는 "너무 억울하다"며 "20년 넘는 골프 인생을 걸고 맹세하지만 속임수는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경기가 끝나고 스코어카드에 서명을 한 뒤 자원봉사자들에게 사인공을 선물하려 할 때 공이 바뀐 사실을 알았다"며 "투어 사무국에 설명했고, 곧 커미셔너에게도 황당한 의혹 제기에 대해 해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논란이 계속되면 스미치를 상대로 미국 내에서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강조했다.
정일미의 매니저 송영군씨도 "스미치는 블로그에 한국 비하 글을 올리고 줄곧 한국 선수들을 비난해 온 인물"이라며 "현장에 있지도 않았던 스미치가 안시현의 캐디로부터 들은 말을 퍼뜨렸다"고 말했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
투어 홈페이지에서는 '두 선수가 오구를 쳤고,이를 시정하지 않은 채 스코어 카드를 제출했기 때문'이라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그런데 대회가 끝난 후에도 일부 외신에서 이 과정에 정직하지 못한 점이 있다고 문제를 제기하면서 파문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미LPGA투어에서 한국선수들은 라운드 중 금지돼 있는 코치(조언)를 하는 등 규칙위반으로 구설수에 오른 적이 있다.
그러나 이번에는 정일미 선수가 결백을 주장하고 나섰다.
◆발단
1라운드에서 안시현 정일미는 미국의 대니얼 더니와 한 조로 플레이했다. 안시현과 정일미는 같은 브랜드의 볼을 사용했다. 번호만 안시현이 1번,정일미가 6번으로 달랐다. 두 선수의 18번홀 티샷이 페어웨이 복판 비슷한 지점에 멈췄다. 안시현 캐디가 그중 한 볼로 다가갔고,정일미는 그 옆 볼이 자신의 볼인 줄 알고 다음 샷을 했다. 안시현의 두 번째 샷은 그린을 오버했고,정일미 볼은 그린에 올랐다. 안시현은 세 번째 샷을 홀에 붙여 파를 세이브한 후 그린을 벗어났다. 정일미 역시 파로 홀아웃했다.
◆어떻게 알려졌나
두 선수는 스코어카드를 제출한 후 갤러리들이 줄지어 있는 곳을 지나갔다. 정일미는 자신이 사용한 볼에 사인을 해 갤러리에게 줄 요량으로 볼을 꺼냈는데,번호를 보니 안시현 것이었다. 정일미는 안시현을 불러 자초지종을 얘기했다. 두 선수는 경기위원에게 이 사실을 알렸다. 경기위원은 "어디서 볼이 바뀌었는지 짚이는 데가 있느냐?"고 물었고,두 선수는 "잘 모르겠다"고 대답했다. 경기위원은 곧 두 선수에게 '오구플레이가 분명하고,오구를 친 것을 시정하지 않고 스코어카드를 제출했으므로 실격'이라고 통보했다(규칙 15-3b).두 선수는 "두 번째 샷을 할 때 볼이 바뀐 듯하다. 캐디만 믿고 누구 볼인지 확인하지 않은 우리 잘못이 크다"며 서로 위로한 채 코스를 떠났다.
◆사태가 불거진 이유는
2005년 삼성월드챔피언십에서 미셸 위가 규칙위반을 했다고 일러 실격까지 가게 한 미국 '골프닷컴'이 31일 '진실과 소문-LPGA투어의 속이기 스캔들'이라는 제목 아래 이날 일을 상세히 전했다. 요지는 두 선수가 그린에서 퍼트할 때 이미 볼이 바뀐 사실을 알고도 그냥 넘어갔다는 것이다. 서로 오구를 친 것을 알면서도 묵인했고,아무 일 없다는 듯이 스코어카드를 제출했다는 얘기다. 동반자 더니의 캐디 래리 스미치는 "안시현이 파퍼트 때 오구인 것을 발견하고 한국어로 정일미에게 그 사실을 말했다"며 "안시현은 자기 캐디에게 '너 아무것도 안 봤지'라며 입막음을 시도했다"고 주장했다. 스미치는 두 선수가 오구를 친 사실을 지적하려 했으나 그들이 먼저 경기위원에게 말하는 바람에 기회를 놓쳤다고 덧붙였다.
사태가 다시 불거지자 데이비드 히그던 투어 대변인은 "사태에 연루된 사람들을 불러 고의성 여부를 따진 후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정일미는 "너무 억울하다"며 "20년 넘는 골프 인생을 걸고 맹세하지만 속임수는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경기가 끝나고 스코어카드에 서명을 한 뒤 자원봉사자들에게 사인공을 선물하려 할 때 공이 바뀐 사실을 알았다"며 "투어 사무국에 설명했고, 곧 커미셔너에게도 황당한 의혹 제기에 대해 해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논란이 계속되면 스미치를 상대로 미국 내에서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강조했다.
정일미의 매니저 송영군씨도 "스미치는 블로그에 한국 비하 글을 올리고 줄곧 한국 선수들을 비난해 온 인물"이라며 "현장에 있지도 않았던 스미치가 안시현의 캐디로부터 들은 말을 퍼뜨렸다"고 말했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