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증시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해외 채권펀드가 투자자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고 있다.

3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5월 출시한 '피델리티 이머징 마켓 채권펀드'가 출시 4개월여만에 설정액 2000억원을 돌파하며 국내에서 설정된 해외 채권펀드 중에서 설정액 규모 2위로 올라섰다.

피델리티 이머징 마켓 채권펀드는 107일만에 설정액 1000억을 돌파하는 등 해외 주식형 펀드의 지속적인 환매열풍 속에서도 꾸준히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

지난해 6월 30일 설정된 얼라인스번스타인의 AB글로벌고수익증권투자신탁(채권-재간접형) 펀드도 지난 26일 기준 6521억원의 설정액과 1년 수익률 23.52%를 기록하며 1위를 달리고 있다.

1000억원대 설정액을 기록 중인 템플턴글로벌증권모투자신탁(채권)과 프랭클린하이일드증권투자신탁(채권-재간접형) 등도 1년 수익률이 각각 11.58%와 15.62%를 나타내고 있다.

이 같은 해외 채권펀드의 급성장은 국내 투자자들의 위험자산회피 심리가 강화되는 한편 기대수익률은 시중금리의 두 배 정도인 10%대로 하락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올해부터 해외 투식투자와 비교해 상대적인 세제 불이익이 사라졌고, 채권펀드 판매 경험이 풍부한 소수 판매사들이 집중적으로 투자자들을 공략하고 있는 점도 해외 채권형 펀드 붐에 한 몫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동수 피델리티자산운용 펀드 애널리스트는 "하이일드 채권펀드가 설정 후 수익률이 20%를 넘어가며 환매세로 전환된 6월 이후 이머징마켓 채권펀드로 기존 펀드의 환매자금 등이 유입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이머징마켓 채권펀드는 채권 자체가 안정적이고 수익률이 높은 데다 국가신용등급이 상승하고 있어 스프레드 축소 및 자본이득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며 "지금과 같이 변동성이 확대되는 국면에서는 이머징마켓 채권펀드 투자를 고려할만 하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변관열 기자 bk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