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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경포럼] 거꾸로 가는 파생상품 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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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생상품 규제정책이 거꾸로 가고 있다. 당국은 금융위기 이후 장외파생상품 시장에 대한 규제는 대폭 강화하는 추세인 반면 장내파생상품에 대해서는 잇따라 관련 규제를 풀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키코 등 장외파생상품에 대한 사전심의제를 도입한 데 이어 중앙청산소 설립을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금융당국이 장외파생상품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있는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로 각국이 장외파생상품 규제를 강화하고 있는 데다 국내에서는 키코 관련 분쟁이 끊이지 않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사전 심의는 장외파생상품의 본질을 왜곡하는 것이다. 장외파생상품이 생긴 이유 중 하나가 장내파생상품과는 달리 규격화할 수 없는 다양한 거래에 수반되는 각양각색의 헤지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한 것인데 이를 사전에 규제하는 것은 잘못이다. 전 세계에서 이를 도입한 나라가 우리나라 외에 거의 없다는 사실을 유념할 필요가 있다.

    중앙청산소는 장외파생상품의 결제를 담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일견 거래안정성을 위해 바람직해 보이지만 이것 역시 사전심의제를 실시하는 우리 현실에는 맞지 않는다. 미국 유럽 등 이미 다양한 장외파생상품이 개발된 곳에서는 중앙청산소를 만들어 여기서 일괄 결제를 하더라도 큰 무리가 없다. 그렇지만 우리나라처럼 장외파생상품 시장이 초보 단계인 상태에서 청산소 설립은 오히려 다양한 상품 출현을 막을 수밖에 없고 결국 관련 사업의 발전을 저해할 소지가 크다.

    한편 장내파생상품 시장에서는 이와는 반대로 규제를 계속 풀고 있다. 한국거래소는 현재 15%로 돼 있는 코스피200선물의 증거금률을 조만간 13%로 낮출 계획이라고 한다. 또 코스피200선물의 야간 거래를 이미 허용한 데 이어 지난 30일부터는 코스피200옵션의 야간거래도 시작됐다.

    한국거래소 측은 선물 증거금 인하 이유가 기초자산인 코스피200의 변동성이 낮아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히고 있으나 이는 전혀 납득할 만한 이유가 안 된다. 변동성은 언제나 등락을 거듭하는 것인데 이를 이유로 14년 만에 선물 증거금 비율을 조정한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돈육선물처럼 거래가 극히 부진한 것은 증거금률 인하로 거래가 늘지 모르지만 코스피200선물은 거래량이 전 세계 6위에 오를 정도로 변동성과 유동성이 높은 상품이다.

    장내파생상품에 대한 규제완화가 위험한 것은 거래대금이나 규모가 크기도 하지만 기업과 금융회사들이 주로 참여하는 장외상품시장과는 달리 개인투자자 비중이 가장 높기 때문이기도 하다. 물론 증거금을 낮추면 개인들의 시장 참여가 쉬워지지만 그만큼 손실을 볼 위험 또한 비례해서 높아진다. 선물 · 옵션 시장에서 수익을 올리는 개인투자자 비율이 3~5%에 불과하다는 통계를 감안하면 증거금률 인하는 신중해야 한다. 코스피200선물 · 옵션의 야간거래 허용은 해외시장 변화에 따른 헤지를 할 수 있다는 순기능이 있는 것은 이해할 수 있지만 역시 개인투자자들이 손실을 볼 가능성이 그만큼 높아졌다고 볼 수 있다.

    김종창 금융감독원장은 최근 "시장 활성화를 위해 파생상품에 대한 규제는 최소한에 머물러야 한다" 면서 동시에 "투기적 수요만을 충족시키는 금융상품의 출시는 자제할 필요가 있다"고도 말했다. 그렇지만 현실은 이와 반대로 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한번 되돌아봐야 한다.

    김선태 논설위원 k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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