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분히 빠졌다고 생각한 IT(정보기술)주들이 경기둔화에 따라 소비부진 우려에 추가적인 조정을 받고 있다.

반등을 기대해 최근 IT주를 편입한 기관들도 외국인의 매도세에 비중을 빠르게 축소 중이다. 전문가들은 IT주의 반등은 경기지표가 돌아서는 시점이 될 것이라며 4분기를 기다리라고 조언했다.

◆IT, 급락…인텔 실적하향 여파

IT주들이 인텔의 올 3분기 예상실적 하향조정의 여파로 급락하고 있다.

31일 오후 2시41분 현재 코스피 전기전자업종지수는 전날보다 2.79% 하락해 전업종지수 중 가장 큰 낙폭을 기록 중이다. 외국인과 기관이 1283억원과 2116억원을 순매도하며 주가를 끌어내리고 있다.

삼성전자가 전날보다 2만원(2.58%) 내린 75만6000원을 기록하고 있고, 하이닉스는 6% 가까이 빠졌다. 삼성전기LG이노텍 삼성SDI LG디스플레이 삼성테크윈 LG전자 등도 1~4%대의 하락세다.

인텔은 지난 27일(현지시간) 3분기 매출액 예상치를 기존 116억달러에서 110억달러로 낮췄다. 이번 조정이 IT기기의 판매둔화 우려를 증폭시켰다는 분석이다.

이선태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116억달러는 전분기 108억달러 대비 1.8% 증가한 수준으로 과거 10년 평균 증가율 8.9%를 크게 밑도는 것"이라며 "인텔의 실적 하향조정을 계기로 PC수요에 대한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고 판단했다.

이경수 토러스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PC판매가 둔화되면 모든 IT기기의 핵심부품인 반도체가 단가인하 압력을 받을 것이고, 이는 IT기기의 가격조정을 이어질 수 있다"며 "이에 따라 IT부품 및 제품들의 판매가 인하로 인한 실적부진을 투자자들이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등은 4분기"

전문가들은 IT주가 3분기까지는 주도주의 지위를 회복하지 못할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IT주는 거시경제 지표에 따라 움직이고 있는데, 이 지표들의 상승세가 3분기에는 지지부지한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경수 팀장은 "지난해 3분기 경기지표들이 빠르게 돌아섰기 때문에 기저효과로 3분기까지는 경기둔화 논란이 계속될 것"이라며 "IT주도 낙폭과대에 따른 기술적 반등은 있을 수 있으나 상승세로 돌아서는 것은 4분기에나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10월께에는 선진국들이 경기둔화 우려 이슈가 잦아들고 중국의 성장성이 부각되면서 IT주의 투자심리를 개선시킬 것이란 판단이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은 "IT주의 조정이 장기적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며 "경기둔화 우려는 11,12월에 경기선행지수들이 반전하면서 연말정도에는 해소될 것"이라고 전했다.

한경닷컴 한민수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