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가 해외 경기지표에 따라 오락가락하는 '하루살이' 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겉보기에 코스피지수는 1750선 안팎에서 횡보하며 박스권 하단을 다지는 모양새지만 지난 7월 한때 8조원에 달했던 하루 거래대금은 4조원대에 그쳐 활기가 뚝 떨어졌다. 투자주체들이 미국 중국 등의 경기 상황을 살피며 관망세로 일관하는 탓이다.

주요 증권사들은 9월 초반까진 불확실한 국면이 지속될 가능성이 커 배당주와 경기방어주 위주로 접근할 것을 권했다.

◆하락장에서도 배당주는 꿋꿋

방향 잃은 코스피…배당株가 뜬다
코스피지수는 31일 17.38포인트(0.99%) 떨어진 1742.75로 거래를 마쳤다. 전날 미 다우지수가 경기 회복에 대한 불신으로 140포인트 떨어지며 10,000선을 겨우 지켰다는 소식에 시장은 약세로 출발했다.

장중 1736까지 하락해 지지선인 60일선(1735)에 근접했다가 오후 들어 저가 매수세가 일부 유입돼 1740선을 지켰다. 외국인과 기관은 매도 우위로 돌아섰고 개인만 1019억원 순매수했다.

유가증권시장 거래대금은 전날 5개월여 만에 4조원 밑으로 떨어졌다 이날 5조714억원으로 늘긴 했지만 여전히 부진한 모습이다. 지난 24일 4억주에 달했던 거래량도 2억8797만주에 그쳤다.
업종별로는 세계 최대 반도체업체인 인텔이 3분기 매출 전망치를 하향 조정한 여파로 전기전자 업종이 2.80% 급락하며 직격탄을 맞았다. 하이닉스는 외국인과 기관이 물량을 내던져 6.22% 폭락했다. 삼성전자(-2.58%) LG디스플레이(-2.92%) 삼성전기(-4.20%) 등도 동반 하락했다.

반면 고배당주들은 하락장에서도 강세를 보여 눈길을 끌었다. 지난해 배당수익률이 16.6%에 달했던 한국쉘석유가 1.54% 상승한 것을 비롯 GS(2.93%) 중국원양자원(3.00%) 상신브레이크(2.17%) 풍산홀딩스(2.40%) 등 주요 고배당주들이 동반 상승했다.

방향 잃은 코스피…배당株가 뜬다
◆9월은 배당투자 적기

전문가들은 경기 불안으로 정보기술(IT) 등 성장주가 주춤하고 있어 배당주에 집중하는 전략을 추천했다. 금리 절대수준이 낮아 예년보다 배당주의 매력이 더 크다는 분석이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고배당주로 구성된 배당지수(KODI)는 9월에 시장 수익률을 가장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1년부터 작년까지 9년간 매월 코스피지수와 배당지수의 등락률을 비교한 결과 9월 배당지수가 코스피지수를 0.71%포인트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양주 대신증권 연구원은 "배당주는 계절성을 띠며 통상 9월에 배당주를 선점하려는 움직임이 강해 시장 평균보다 높은 수익률을 보여왔다"고 설명했다.

하이투자증권은 올해 예상 순익 증가율이 전년 대비 두 자릿수로 실적 호전이 기대되면서 배당수익률이 높은 종목 10개를 소개했다. KT(5.70%) SK텔레콤(5.26%) 등 통신주와 웅진씽크빅(5.15%) GS글로벌(4.79%) KT&G(4.68%) 등이 포함됐다.

BoA메릴린치도 이날 아시아 투자전략보고서에서 IT 등 기술주를 팔고 경기방어주인 통신주를 살 것을 권했다. 이 증권사는 "5월 이후 기술주는 지속적으로 시장수익률을 밑돌아 투자 의견을 비중 축소로 하향 조정하는 대신 통신주를 중립에서 비중 확대로 상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가격 대비 장부 가치를 기준으로 할 때 향후 6개월간 통신주는 기술주 수익률을 웃돌 것"이라며 "통신주는 가입자당 평균 매출과 데이터 사용량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는 반면 기술주의 향후 실적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최선호 통신주로는 KT를 제시했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