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이 31일 발표한 '7월 산업활동 동향'에서 광공업 생산은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해 15.5%,전달인 6월에 비해서는 1.1% 증가했다. 공장 가동률은 84.8%로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1980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시장의 반응은 호의적이지 않았다. 코스피지수는 이날 17.38포인트(0.99%) 내렸고 국고채 금리(5년물)는 0.05%포인트 상승(채권값 하락)했다. 원 · 달러 환율도 6원10전 오른 1198원10전을 기록,다시 1200원대로 올라설 기미다.

7월 산업생산이 활발했는데도 '부정적'인 반응이 나온 것은 국내 경기가 이제부터 내리막을 걷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진 때문이다. 지난 1분기 8.1%(전년 동기 대비)에 이어 2분기에도 7.1% 성장률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최고를 기록한 것이 '상투'가 아니냐는 우려가 반영된 셈이다.

전문가들은 미국과 일본의 경기 둔화에도 한국이 고성장을 지속할 수 있었던 것은 △글로벌 위기 때 충격에서 벗어나면서 생긴 기저 효과 △중국 효과 △고환율 등 세 가지를 꼽고 있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우리 경제가 아직까지도 기저 효과를 누리고 있다고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승훈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중국이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데다 대(對)중국 수출이 늘다 보니 미국 유럽 등의 경기 둔화 영향이 상대적으로 작다"고 말했다.

지난달 중국에 대한 수출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29.2% 늘어난 100억9000만달러로 월간 기준으로 처음 100억달러를 넘어섰다. 원 · 달러 환율은 4월 한때 1100원 수준으로 떨어졌지만 지난달엔 1200원 수준으로 다시 높아졌다.

문제는 이 같은 호조세가 언제까지 이어질 것인가 하는 점이다. 신 실장은 "4분기에 접어들면 선진국 둔화의 영향이 본격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지난달 기업들의 설비투자가 6월에 비해 3.1% 감소했다는 점에 주목했다. 불확실성이 여전해 기업들이 투자를 줄이고 그 대신 가동률만 높여 생산을 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는 분석이다. 이른바 '쥐어짜기 생산'을 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다.

오석태 SC제일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언제까지 한국이 괜찮을지 미스터리"라며 "11~12월께부터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