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터 드러커는 '경영은 리더십'이라고 굳게 믿었다. 자신이 연구 · 분석하고 기록한 경영의 모든 요소 중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이 리더십이다. 그러나 리더십의 중요성을 인정하면서도 "그것은 가르칠 수도,배울 수도 없는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의 저서를 보면 동양철학을 인용하는 구절은 없어도 행간 곳곳에 대중과 제자들을 향해 동양적 불립문자(不立文字)의 숨은 그림을 감춰놓은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피터 드커커 리더스 윈도우》는 드러커가 가르치던 클레어몬트대의 박사학위 프로그램 1기 수료생인 저자가 스승이 남긴 책과 기고문,발표,육성 테이프 등을 망라해 리더십에 대한 드러커의 신념을 5개의 모델로 정리한 책이다.

드러커는 먼저 '지도자의 전략적 기획이 리더십의 기초'라고 강조한다. 대부분의 최고경영자는 전략기획부서에서 보고하는 내용에 서명하는 정도에 그친다. 하지만 드러커는 전략적 기획이야말로 지도자가 최우선으로 해야 할 일이라고 판단한다.

또한 '기업윤리와 개인의 품성은 필요조건'이라고 말한다. 리더십은 사람의 품성을 통해 발휘되므로 품성에 흠이 있는 경우 관용을 베풀면 안 된다는 것이다. '군에서 가르치는 리더십을 기준 모델로 삼는다'는 대목도 주목할 만하다. 드러커는 고대 그리스의 장군 크세노폰이 쓴 리더십 책이 가장 뛰어난 저술이라고 언급하며,군은 기업 등 다른 조직보다 더 많은 지도자를 교육 · 배출하고 사고율도 낮은 조직 모델이라고 설명했다.

네 번째는 '동기부여와 심리적 원인에 대해 정확하게 인식하고 응용해야 한다'는 것.드러커는 노동은 단순한 비용이 아니라 진정한 부가가치이자 기업이 소유할 수 있는 가장 훌륭한 자원이라고 얘기한다.

마지막은 '효과적이고 총체적인 접근방식으로서의 마케팅 모델과 리더십'이다. 드러커는 직원들은 파트너이지 명령의 대상이 아니라고 했다. 직원은 또한 설득해야 할 대상이므로 리더십은 '마케팅적인 일'이라고 말한다.

드러커는 '인테그리티(integrity)'라는 말로 리더십을 설명한다. '정직,성실,고결'로는 이 단어를 완벽하게 설명하지 못한다. 의역을 하자면 언행일치(言行一致),지행합일(知行合一),무실역행(務實力行)이 아닐까. "기업가 정신은 과학이나 예술이 아니라 실천"이라고 그는 강조한다.

공자는 "군자는 말이 행동보다 지나침을 부끄러워한다"고 했다. 동양의 리더들에게 언행일치는 보편적 가치관이었고,말과 행동이 일치하는 사람에게 인격의 최고 등급을 매겼다. 드러커 역시 그랬다. 스스로 리더십의 교본이 되고자 언행일치를 실천했고,사람이 경영의 중심임을 깨닫는 이들에겐 리더십의 정수를 불립문자로 보여줬다. 그는 떠났어도 리더십에 대한 그의 심오한 정의는 여전히 큰 울림으로 다가온다.

'리더십은 어떤 한 사람의 비전을 보다 높은 시야로 고양시키는 것,어떤 사람의 성과를 보다 높은 표준으로 끌어올리는 것,어떤 사람의 인격을 정상적인 한계 이상으로 형성하는 것이다. '

강경태 < 한국CEO연구소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