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PF(프로젝타 파이낸싱) 부실 등에 따른 출점 지연 우려로 발목이 잡혔던 현대백화점이 이번에는 반대로 침체된 부동산 경기 덕을 본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지영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1일 "지난해 높은 기저효과와 소매 경기 둔화 우려에도 불구하고 백화점의 매출은 18개월 연속 상승하며 꺾일 기세를 보여주고 있지 않다"며 "이런 매출이 가능한 이유는 백화점의 경쟁력이 강화되고 있고 소비트렌드가 백화점 업태에 유리한 방향으로 진화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 연구원은 "최근 백화점 경기의 호조를 설명하는 데에 부동산 시장의 침체가 뜻밖의 수혜를 가져오고 있다는 해석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자산 가격이 하락하게 되면 역자산효과가 발생해 높은 대출부담을 지고 부동산을 소유하게 된 가계의 소비력이 떨어지기 마련이다.

그러나 백화점의 주 고객층이 고소득층은 '하우스푸어'와는 다른 계층인데다가 백화점은 30대 이하 고객의 구성비가 48%에 달할 만큼 젋은 유통채널이기 때문에 자산 가격이 하락할 경우 일반적인 소매 채널과는 다른 양상이 펼쳐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시 말해 젊은층이 부동산 구매를 포기함에 따라 사치품의 소비여력이 늘어난다는 것이다.

실제로 일본의 경우에도 주택 취득을 포기한 젊은 부부들이 늘어나면서 고급차와 해외여행, 명품쇼핑에 열을 올리는 유행이 생겨난 적이 있다고 이 연구원은 밝혔다.

이에 따라 현대백화점의 3분기 실적도 예상치를 웃돌 것으로 내다봤다. 7월 기존점 신장률 8,4%, 8월 2주차까지의 기존점 신장률 11%로 당초 우려와는 달리 견조한 것으로 평가했다.

이 연구원은 "하반기 소매경기 둔화와는 별개로 백화점 업태가 구조적 상승 추세를 보이고 있고 PF를 통한 출점에도 큰 문제가 없다"며 이제는 성장성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질 시점이라고 진단했다. 현대백화점의 목표주가를 기존 13만1000원에서 14만5000원으로 올려잡고 투자의견 '매수'제시.

한경닷컴 배샛별 기자 star@